[출처 - Pixa bay]

한국인에게 제주에 대해 물어보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무엇일까? 그렇다. 바로 해녀이다. 제주는 예로부터 해녀들의 작업장 이었다. 제주는 사면이 바다로 이루어져 있다. 때문에 해녀는 제주의 주 생계 주단이었다. 일제 강점기 시절 활발했던 해녀들의 일본, 중국, 러시아로의 출가는 제주의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많은 외화를 벌어오기도 하였다. 해녀가 제주의 주 생계수단이 아니게 된 지금도, 해녀는 제주의 대표적인 관광 브랜드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제주의 해녀 산업이 점차 명맥을 잃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2013년, 제주특별자치도서 시행한 해녀 연령 실태 조사에 따르면, 도내 현직해녀 2천 600여명 중 60세 이상의 해녀가 전체의 81.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녀라는 직업의 특성상 고령의 나이가 되면 은퇴를 선택 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많은 해녀들이 해녀 직을 떠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연간 5~6명의 해녀들이 사고로 사망하고 있기 때문에 해녀의 수는 5년 주기로 평균 100여명 정도 줄어들고 있다. 반면, 어촌계에 신규 가입한 해녀는 한 해에 15명 안팎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통계치를 기반으로 따져 보았을 때 해녀의 수가 연 평균 3에서 4%씩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의 추세라면 해녀는 10년 뒤에는 절반으로, 20년 뒤에는 사라질 위기에 처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를 대처하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는 해녀 학교나 교육으로 젊은 세대의 해녀를 모집하고, 신규 가입자에 대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각종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신규 가입자의 수는 좀체 늘지 않는다. 왜 그런 것일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의 이유가 있다. 우선 제주 지역의 마을 어촌계는 신입 해녀를 받아들이는 데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이다. 제주 어업의 발전으로 자연에서 생산되는 어족 자원은 점점 더 고갈되어 가고 있다. 때문에 해녀가 늘어나게 되면 개인이 채취할 수 있는 해산물의 양이 적어져, 그만큼 수입이 감소하게 된다. 현재는 어촌계에서 해녀들에게 제주 해녀의 상실 위기와 해녀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설득하였기 때문에 그러한 풍조가 어느 정도는 사라졌지만 신입 해녀를 반갑게 보지 않는 눈길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사회의 인식과 낮은 임금 또한 신입 해녀 유입이 저조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해녀라는 직업에 대해서 저평가를 한다. ‘공부를 못하고 밭일만 하던 이들이 해녀를 하였다.’ 라는 인식이 굳어져 현재까지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임금과도 관련이 있는데, 해녀의 임금은 여성 노동 중 최하위 수준이다. 제주 해녀의 평균 임금은 170만원에서 270만원으로, 일본의 해녀인 아마의 임금에 비하면 약 반도 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일본의 아마에 대한 직업 인식은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굉장히 높은 편이다. 임금 또한 4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한국의 해녀에 비해 2배에서 3배가량 높다.

이 때문에 제주에서 일본으로 떠나는 해녀들도 생겨나고 있다. SBS 스페셜 <해녀 삼춘과 아마짱>에 등장한 제주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김미진 씨(53)는 일본에서의 해녀 활동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해녀에 대한 높은 직업 인식과 임금이 그녀로 하여금 해녀로서 만족할 수 있는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다. 그에 비해 <해녀 삼촌과 아마짱>에서 등장한 제주 해녀들은 해녀에 대해 ‘내 딸들이 해녀 일을 한다고 하면 난 말릴 거야’ ‘해녀로 살면서 한 번도 보람을 느껴 본 적이 없어’ 라고 말하는 등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제주 해녀 산업에 대한 문제점을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다. 고된 노동에 비해 임금은 낮고 사회적 인식 또한 좋지 않다. 뿐 만 아니라 드라마를 제작, 방영하고 해녀에 대한 대중적 캐릭터를 디자인 하는 등의 일본의 마케팅 전략에 비해, 제주의 해녀에 대한 홍보는 빈약하기만 하다. 이는 또다시 제주 해녀들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하락시키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즉 해녀의 수가 증가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김지호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1)

해녀의 수가 하락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해녀가 없어진다는 것은 제주 관광 브랜드 가치의 한 축을 잃는 것과 동시에, 제주의 강인하고 생활력 강한 대표적인 여성상을 상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 정부는 해녀 산업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를 위해서는 교육적 측면과 홍보적 측면을 고려해 해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고, 다양한 지원 사업을 통해 해녀들의 저임금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해녀들은 해녀 산업 보존을 위해 신입 해녀 양성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고, 우리 사회 구성원들은 해녀 산업의 문제에 대해 방관하지 않고 관심을 기울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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