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최대 과제는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제주의 자연을 최대한 보전하면서 제주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다.

특히 제주도의 중산간은 해발 200∼600m에 위치해 있으며 마을로 형성된 해안 저지대와 한라산국립공원을 연결하는 완충지대로 아름다운 해안과 함께 가장 제주다운 경관을 보유한 곳이다.

특히 빗물이 지하로 흘러 들어가 제주도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만들어 내며 수많은 동ㆍ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오름과 하천ㆍ곶자왈 등을 포함하고 있어 생태ㆍ경관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이도 하다.

그러나 ‘제주의 허파’로 불리는 중산간 지역이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1990년대 이후 골프장 건설 등 대규모 개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개발방향이 제주도민들이 ‘개발의 마지노선’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중산간 산록도로(해발 400∼600m) 북쪽의 한라산을 향하고 있어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제주발전연구원은 중산간지역 개발 실태를 조사 발표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사태의 심각성을 바로 짐작할 수 있다. 중산간 전체 면적은 제주도 면적(1848㎢)의 31%에 해당되는 약 589㎢로, 이 중 이미 개발됐거나 개발허가가 이뤄진 면적은 95㎢(16%)에 달한다. 여의도 면적의 32배에 이르는 규모다. 세부적으로 보면 관광지·관광단지 9곳에 16㎢, 골프장 8곳에 9㎢, 유원지 10곳에 11㎢, 지구단위계획지역 49곳에 46㎢, 개발진흥지구지역 16곳에 10㎢ 등이다.

중산간 일대 개발행위 허가 건수도 2009년 17건, 2010년 18건, 2011년 21건, 2012년 21건, 2013년 27건, 지난해 30건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이 중 한라산국립공원에 인접한 해발 400m 이상 지역 허가 건수도 21건에 이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자본에 의한 관광개발사업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환경훼손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 자본이 투자된 대규모 관광개발 사업은 서귀포시 동홍동 일대 헬스케어타운,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 일대 제주백통신원리조트, 제주시 애월 봉성리 일대 차이나비욘드 힐 관광단지 등이 있다. 대다수 사업이 투자비 회수 및 추가 사업 재원 마련 등을 위해 부동산투자이민제가 적용 가능한 분양형 콘도 등 대규모 숙박시설을 우선적으로 추진, 지역경제에 대한 기여도는 낮은 반면 중산간 환경·경관 파괴는 가속화하고 있다.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에 들어 설 '차이나 비욘드 힐' 조감도

이런 상황에서 해발 400미터 이상 중산간 지역에 추진 중인 '차이나 비욘드 힐'리조트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제주도는 27일 오후 3시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숙박 시설이 1800실을 넘고 건축 계획이 주변 지형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재심의 결정을 내린 것이다.

제주 애월읍 봉성리 일대에 조성할 예정인 차이나 비욘드힐 관광단지 사업은 2013년 12월 경관 심의, 2014년 4월 교통영향평가 심의를 통과해 숙박시설과 차이나타운, 쇼핑센터 등을 만들 계획인데 제주도의 중산간 개발 가이드라인에 저촉돼 논란이 계속돼 왔던 곳이다.

이날 심의 결과에 따라 향후 원희룡 지사가 발표한 '개발 가이드라인'과 중산간 보전정책이 제대로 지켜질 지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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