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생활환경관리과
양진영

요즘 핫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선수 중 박인비 선수가 있다. 국위를 선양하는데 일조를 하고 있는 대표적인 스타플레이어이다. 그녀에게 미국 현지에서는 ‘침묵의 암살자’라는 닉네임을 붙여 주었다. 매 게임마다 조용하고 차분하게 운영하며 동반선수들의 추적 의지를 잠재우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침묵의 암살자’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는 물질이 있는데 바로 ‘라돈(Rn)’이다. 라돈은 무색, 무취의 특성으로 위험 수치에 도달하여도 사람들이 전혀 감지할 수 없기 때문에‘침묵의 살인자’라는 표현을 쓴다.

라돈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상에 태초부터 존재하고 있는 천연방사성물질 중 하나로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물질이다.

라돈은 1급 발암물질이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담배에 이어 폐암을 유발하는 제2의 원인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미국인의 연간 폐암 사망자의 10% 이상인 약 2만 명 정도가 라돈의 누적노출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음주운전에 의한 사망자보다 더 높다고 한다.

라돈은 가스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호흡을 통해 폐에 들어오면 그 붕괴 생성물이 기관지나 폐포에 침착되어, 알파선을 계속 방출하기 때문에 폐 세포 염색체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폐암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실내에 존재하는 라돈의 8,90%는 토양이나 지반의 암석에서 발생된 라돈 기체가 건물바닥이나 벽의 갈라진 틈을 통하여 실내로 유입되며 밀폐된 공간에서 고농도의 라돈이 축적되어 문제 시 되고 있다. 라돈의 인체노출경로는 95%가 실내공기를 호흡할 때 노출되는 것이며 이밖에 지하수 등을 통하여 노출될 수 있다.

이러한 라돈의 인체 유입을 저감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라돈이 기체라는 성질을 이용하여 환기를 실시하는 것이다. 환기는 1일 3회 30분 이상 해주는 것이 좋으며 이른 새벽시간이나 늦은 오후 시간대의 환기는 대기가 침체되어 오염물질이 정체되어 있을 수 있으니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외에도 건물의 벽체나 바닥의 갈라진 틈을 메워 라돈의 실내유입을 막거나, 환기시스템을 설치하여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유입하고 실내의 정체된 공기를 외부로 배출하여 실내의 공기를 유지하는 방법이 있다.

라돈은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무서운 존재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백번 싸워도 전혀 위험하지 않다(知彼知己百戰不殆)’고 하지 않았던가. 라돈이 아무리 위험하다 하나 바로 알고 잘 대처하면 침묵의 암살자인 라돈으로부터 우리가족의 건강은 충분히 지켜낼 수 있으리라 본다.

참고로 라돈의 관리기준은 우리나라의 경우 148Bq/㎥ 이하로 관리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도 역시 148Bq/㎥이하이다{베크렐(Bq)은 방사능 물질이 방사선을 배출하는 강도를 횟수로 표시하는 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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