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새벽 제주항공 여객기가 김포에서 제주로 오던 중 안전사고를 일으키면서 저가항공·저비용항공에 대한 안전 불안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6시30분께 승객 152명을 태우고 김포공항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제주항공 여객기(7C 101편)의 여압장치(기내 압력조절)가 고장 났다.

비상 상황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급히 고도를 낮춰 비행하면서 급격한 압력 변화로 150여명의 승객들은 호흡 곤란을 겪는 등 극심한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해당 여객기는 이날 오전 7시37분께 제주공항에 정상 착륙했지만 승객들은 공항에 도착한 후 제주항공 관계자들에게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제주항공 측은 "항공기 이륙 전까지 점검에서는 여압장치에 이상 없었다"며 "현재 정확한 여압장치 고장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1년 7월에도 김포발 제주행 여객기 조종사가 여압장치를 작동하지 않은 사실을 이륙 6분 뒤에야 알고 고도를 급 하강하면서 승객들이 통증을 호소하는 등 안전사고를 발생해 당시 국토부로 부터 과징금 1000만원, 조종사에게 업무정지 1개월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이처럼 2010년~2015년 6월 사이 발생한 국적항공사 항공기의 사고·준사고 현황을 보면 총 66건 중에 사고가 가장 많은 곳은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각 11건)이다. 그러나 2006년 이후 저가항공사들의 사고·준사고 발생건수는 1만 번 운항 당 0.63건(2014년 기준)으로 대형항공사보다 4배 가까이 높다.

저가항공이 안전하지 않다는 승객들의 불안은 먼저 프로펠러기나 낡고 오래된 비행기를 많이 쓴다는 인식에서 나온다. 그러나 한국 저가항공사들은 2015년 현재 프로펠러 기종을 쓰고 있지 않다. 또한 전문가들은 항공기의 기령(機齡)은 안전에서 최우선되는 요소가 아니라고 말한다. 한국소비자원에서 발행하는 ‘스마트컨슈머’는 새 비행기보다는 오히려 4~5년 운항하여 안전성이 완전히 검증된 비행기가 더 좋다고 밝힌 바 있다. 전세계적으로는 20~30년된 비행기도 빈번하게 운항에 쓰이며, 한국 저가항공사들의 평균 기령은 11~15년 사이로 알려져 있다.

한편 정비 능력은 개선해야 할 문제점으로 꼽힌다. 자체 정비 능력을 갖춘 대형항공사 산하의 저가항공사들은 모기업의 도움으로 정비를 수행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저가항공사들의 경우 일부 정비를 중국·홍콩·대만 등 해외에 위탁하고 있어 제때 필요한 정비를 받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정비 상의 결함은 잦은 지연 및 결항으로 이어진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작년 한 해동안 정비사유로 인한 저가항공사의 국제선 지연률은 0.381%(70편), 결항률은 0.01%(2편)으로 나타났다. 지연률 0.236%(185편), 결항률 0.001(1편)인 대형항공사보다 높다.

한편 승무원 관리도 개선해야 할 여지가 있다. 대형항공사 운항승무원으로 지원하려면 1,000시간 이상의 비행경력이 있어야 하지만 저가항공사의 경우 250시간 정도만 충족시켜도 된다. 또한 매출에서 여객 수송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항공기를 빡빡한 스케줄로 가동하고 있는 점도 저가항공의 정시운항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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