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가 새해부터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원 지사 입장에서 보면 제주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인 신공항을 국책사업으로 만들어 놨지만 연일 해당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시작부터 추진동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모 케이블 방송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제주도민 68%가 제2공항 추진에 대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입지선정도 성산포지역이 적당한 지에 57%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에 와서 이 문제를 원점으로 돌릴 순 없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을 가지고 오랜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마을 주민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줘야 한다.

그 다음에 현실적인 문제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야 한다.

제2공항 추진 과정에서의 도민들 생각은 다양하다.

환경훼손 최소화를 28.3%, 이어 주민과의 소통·지원 24.9%, 이주·보상대책 13.6%, 공항을 이용한 종합지역발전계획 수립 10.6%, 투기억제 8.7% 순으로 나타났다.

해당지역 주민들에 대한 보상대책으로는 응답자의 23.5%가 토지보상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밝혔고 경제적 지원이 22.1%, 일자리 창출 16.3%, 지역주민 발전과정 참여 16%, 이주영농대책지원이 15.6%를 차지했다.

7일 성산리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릴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지역주민 설명회'에 제2공항 예정부지 일부 주민들이 불참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서귀포시 성산읍 '제2공항 반대 온평리 비상대책위원회'는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제2공항 건설계획은 원천무효"라며 "이와 관련한 설명회 역시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제주도와 해당지역 주민들이 서로 입장만 내세워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닫고 있다. 대화와 소통이 보이지 않는다.

원 도정이 출범하면서 내세운 화두는 ‘협치’다.

새삼스럽게 지금 와서 ‘협치’와 ‘소통’을 강조하는 것이 왠지 쑥스럽다. 당연한 일이어서 그렇다.

짧은 생각에서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해당 지역 주민들과의 진정한 대화를 위해 성산읍에 소통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상설 운영하면 어떨까?

정무부지사와 일부 공무원이 이 문제가 제대로 풀릴 때 까지 상주하면서 주민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궁금한 내용을 자세하게 안내해 주는 소통의 장으로써 마련하는 것이다.

때론 허황한 얘기도 좋다. 한풀이도 좋다. 어떤 얘기든 주민들의 얘기를 매일 들어주는 공간이 있다면 주민들의 속상함도 언젠가는 풀릴 것이다. 단 지역 주민들과 진정한 마음으로 대화를 한다는 조건이다.

지금 제주도가 가장 필요한 것은 가장 가까이에서 주민들 편에서 그들과 함께 한다는 진정한 자세일 것이다.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