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만에 제주에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로 제주를 찾은 관광객 9만여명이 3일 동안 발이 묶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25일 오후 2시45분 항공기 운항이 재개돼 체류객들이 순번대로 비행기에 몸을 싣고 제주공항을 떠나자 제주도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원희룡 지사는 도청 2층 회의실에서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폭설에 따른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는 관광객과 도민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고통과 아픔을 제주의 인정으로 녹여 내자”고 했다.

우선 원 지사는 관광객들이 원래 목적대로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도록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재개가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이번 사태수습이 완료되면 정밀한 평가와 개선대책을 세워야 하고 특히 유사한 경우에 대비해 평소에 공항공사 등과 업무협약을 맺을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항공기 결항시 선착순 밤샘 대기를 조장하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특히 일부 항공사의 경우 승객에 대한 정보제공에 있어 치명적인 부실함을 들어내는 경우들도 있다”며 제도개선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그런데 이런 심각한 사태를 맞아 최근 며칠 동안의 원 지사 행보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있었다.

원 지사는 일정상 23일부터 25일까지 2박3일간 재일본제주도민회신년하례회에 다녀올 예정이었다.

도의회에서는 21일 저녁 7시 제주에서 동경으로 바로 들어가는 비행기로 손유원 도의회 부의장, 이선화 운영위원장 그리고 사무처 직원들이 먼저 떠났고 23일에는 김포에서 동경으로 제주상공회의소, 언론사 관계자 및 원 지사 일행이 시차를 두고 들어가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지사 일행이 떠나는 시간에 앞서 제주에 많은 눈이 내린다는 예보에 원 지사는 일본행 일정을 취소했다고 한다.

이번 신년하례회에 다녀 온 다른 일행들의 얘기에 따르면 만약에 원 지사가 동경으로 들어가는 비행기를 탔다면 이번 폭설대란에 지사가 부재하게 되는 불행한 일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그의 정치적 생명에도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고 한다.

아무튼 결과적으로 원 지사가 일본행을 취소하고 제주로 돌아온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런데 논란은 이번 사태를 적극적으로 수습하는 원 지사의 행보가 보이지 않아서 여러가지 뒷 얘기가 나온 것이다.

25일 오후 원 지사는 사전에 통보 없이 기자실을 방문해 최근 며칠동안 자신의 행보를 소상히 밝혔다.

이번 사태동안 도청에서 전체적인 상황을 보고받고 대책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 생각에서 현장보다는 청내를 택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번 폭설 대란은 앞으로 제주가 닥치게 될 자연재해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고 철저한 대응 메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그 중심에 반드시 원 지사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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