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석 VS 양창윤’ ‘양창윤 VS 양치석’ 새누리당 제주시 갑 선거구의 최종 주자를 가리는 대결 구도다.

두 후보는 서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같은 양씨 종친에 오현고등학교 23회(양창윤)와 25회(양치석)의 선·후배 사이이며 지역 정계의 큰 손으로 알려진 두 분의 절대적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 중 유권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양창윤 후보를 지원하고 있는 현경대 전 민주평통수석부의장과 양치석 후보를 지원하고 있는 김태환 전 제주도지사의 선거조직 대결구도다.

현경대 전 부의장과 영창윤 후보와의 인연은 깊다.

양창윤 후보는 30대 중반의 나이인 지난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현경대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한 후 15대, 16대까지는 현 의원, 이후 17대, 18대는 안경률 의원과 함께 총 16년을 국회에서 일하면서 현 전 부의장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왔다.

양치석 후보와 김태환 전 지사의 인연도 끈끈하다.

지난 1977년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한 양치석 후보는 1991년 제주시장으로 부임한 김 전 지사와의 만남이 시작됐고 이후 본격적인 인연은 1998년 민선시장으로 다시 돌아와 재직했을 때 부터였다. 당시 양 후보가 과장으로 재직하면서 더욱 가까워 졌다. 이후 2004년과 2006년 연이어 도지사에 당선되면서 양 후보의 정치적 운명도 김 전 지사와 함께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시련도 같이 했다.

양치석 후보는 지난 2008년 김 전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연루되면서 곤혹을 치렀다. 다행히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된 압수물 사건에서 대법원은 종래의 판례를 변경하여 위법수집증거배체법칙을 채택함으로써 압수물의 증거능력을 부정하여 무죄로 선고 받았다. 이 사건으로 지역 정가에선 양 후보가 김 전 지사 사단의 행동대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양창윤 후보인 경우에도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현 전 부의장과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지난 17대, 18대, 19대 내리 세 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현 전 부의장이 낙선의 고배를 마시는 동안에도 늘 함께했던 사이다.

그렇다면 왜 김태환 전 지사와 현경대 전 부의장이 이번 총선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을까?

먼저 현 전 부의장은 국회의원 선거에 개인적인 한이 남아있는 정치인이다.

지난 1988년 1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3선에 도전했지만 당시 여당의 컴퓨터 개표조작 루머에 민정당이 참패하면서 낙선의 아픔을 맛봐야 했고 이후 14대에 다시 국회로 입성해 15대, 16대까지 연이어 금배지를 달면서 5선 중진의원으로 위력을 떨쳤다. 그런데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부터 내리 세 번이나 다시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것도 자신의 보좌관 출신과의 선거에서다.

그래서 현 전 부의장의 이번 선거에 거는 기대와 관심은 남다르다. 그동안 자신을 도와준 양창윤 후보를 위해서도 그렇지만 내심 자신의 정치적 한을 풀고자 하는 의중도 있다.

한편 김 전 지사도 양치석 후보와의 개인적 인연으로 이번 선거에 올인 하고 있지만 지난 2010년 지사직을 떠난 이후 상실된 자신의 정치적 구심점을 다시 찾고자 하는 의중도 크다. 요즘 양치석 후보캠프에 과거 김 전 지사의 선거를 음으로 양으로 도왔던 전직 공무원들과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양창윤 후보의 사무실을 찾은 현 전 부의장은 “제주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는 국회의원이 시대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며 “양 예비후보가 최고의 대안”이라고 말했고 김 전 지사는 양치석 후보 사무실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본인이 출마했을 때 보다 더 열심히 돕고 있다고 한다.

이런 선거 양상은 과연 바람직한 일인가?

선거는 이기는 자만이 살아남는 냉혹한 싸움판이다.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 전략으로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이번 선거가 두 정계 큰 손과 관련된 조직 싸움으로 관심을 끌 것이고, 다른 시각으로 보면 지역의 원로가 선거에 깊게 관여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을 불러 올 수도 있다.

선거는 때만되면 돌아온다. 그 속에서 전투적 태세로 선거에 임한다.

그러나 서로 치고박는 우여곡절의 선거가 끝나면 오랫동안 쌓아 온 인간관계도 한 순간에 무너져 버린다. 그런 현실을 안타까워 하면서 또 다시 우리는 선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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