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희 (주)제주생태관광 대표

어느 덧 새봄이 찾아오고 있다. 봄꽃들이 화사하게 피어나고 나무는 더욱 푸르고 있다. 새로운 생명 탄생의 기운을 곳곳에서 느껴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우리는 희망을 찾을 수 있다. 그런 취지에서 ‘엄마랑 아이랑 함께 노랑리본 숲체험’이 4월부터 시작한다. 봄을 나타내는 색인 노랑과 희망을 상징하는 리본을 합쳐서 ‘노랑리본 숲체험’이다.

(주)제주생태관광에서는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제주도내 장애아동과 가족을 대상으로 숲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으며, 올해로 두 번째이다. 산림청 녹색사업단과 복권기금 후원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참가할 가족을 모집하고 있다.

지난해는 절물휴양림에서 봄부터 초겨울까지 토요일마다 숲에서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장애아를 둔 가족들이 참가하여 숲속을 걸어 다니고, 돋보기로 관찰하고, 나무와 꽃의 냄새를 맡고, 직접 만져보면서 느껴보고, 열매도 따 먹고, 여러 가지 자연놀이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은 표현 방법도 다양하다. 각기 나름대로 표현을 한다. 옆에서 함께 있다 보면 느낄 수 있다.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자연을 느끼고 즐기는 것이다. 숲에 오면 저절로 표정이 밝아질 수밖에 없다. 녹색이 주는 편안함, 그리고 넓은 공간에서 느끼는 자유, 평소 일상을 벗어나 숲에 하루종일 지내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숲체험이 좋은 점은 자연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평소에 가족끼리 숲에 가도 2~3시간 내외일 것이다. 하지만 숲체험은 반나절 이상을 숲에서 지낸다. 점심식사도 숲 안에서 먹는다. 이렇게 거의 하루를 숲에서 보내는 경험은 평소에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유가 있다. 이를테면 나무에 올라타는 것은 아이나 부모나 꿈도 꾸지 못하는 사건이다. 예전에는 마음대로 할 수 있었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규제와 통제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숲체험하면서 나무에 올라탈 수 있는 자유를 만날 수 있다. 나무와 친해지는 방법이다.

겁이 많은 아이도 옆에서 붙잡아 주고 괜찮다고 독려하면 용기를 내어 시도를 해 본다. 처음에는 울상인 아이가 몇 번 시도해 보더니 나중에는 용감하게 나무 위에 올라서서 한발짝 걸음을 떼기도 한다. 옆에서 지켜보는 엄마도 긴장하면서도 아이가 자랑스럽다. 용기를 내면 할 수 있다는 체험을 쉽게 해 보는 것이다.

나무는 훌륭한 관찰 대상이다. 나무를 껴안기도 하고, 말을 걸기도 한다. 표피에 붙어 있는 이끼를 확대경으로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도깨비 모양도 나오고, 무시무시한 물체로도 보인다. 그냥 눈으로 보면 전혀 안 보이는 것들이 확대하여 들여다보니 신기한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한번 보고, 또 다시 들여다보고, 볼 때마다 신기하다. 엄마도 아이의 행동이 궁금해서 확대경을 들여다보고는 놀란다. 나무와 친하게 지내면 새로운 것들이 보이게 된다.

매미가 되어 나무에 달라붙기도 하고, 새가 되어 이 나무 저 나무 옮겨 다니기도 한다. 자연 속에서 놀이는 무궁무진하다.

올해도 ‘숲체험’ 프로그램이 4월부터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유치원에서 초등 3학년까지 발달장애아동과 엄마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복권기금에서 후원을 받기 때문에 참가비는 무료이다.

작년에 매주 프로그램을 진행하느라 어려움도 있었지만 아이들과 부모와 함께 하면서 즐거움이 더 많았고, 깨달음과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울림이 더 컸었다. 그리고 이런 기회가 계속 있어야 한다는 부모들의 요구도 많았다. 그래서 올해도 또 다시 숲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져 보려고 한다. 4월 푸르른 숲에서 마음껏 노래하고 자유롭게 놀이를 즐기는 아동들의 모습에 벌써 가슴이 두근거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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