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는 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제주대학교병원>

제주지역에서도 생체간이식 수술시대가 개막된 가운데 간 이식 사연과 병원측의 치료비 지원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24일 제주대학교병원(병원장 강성하)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도내 최초로 이뤄진 간이식 수술은 외삼촌이 조카를 사랑하는 마음과 사촌 동생의 쉽지 않은 결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제주대학교병원에서 내과진료를 받아오던 박모(34)씨는 B형 간염에 의한 간경변증의 합병증인 위정맥류에 따른 심각한 토혈로 입원 치료 중에 간세포암으로 진단됐다. 결국 간 이식외에는 다른 치료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간이식은 제주지역에서는 시행된 적도 없었고, 간을 기증해줄 사람은 더더욱 없는 실정이었다. 그렇지만 박씨에게는 외삼촌이 있었다. 박씨의 외삼촌은 "어떻게 조카가 아픈데 삼촌이 가만있을 수 있냐"며 제주대학교병원 양정내 간이식 코디네이터와 상담끝에 자신의 아들간을 떼어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물론 박씨와는 사촌간인 동생이 동의하면서 비롯됐다.

7시간의 수술끝에 제주지역 첫 간 이식수술이라는 새로운 역사가 탄생하게 됐다.

수술 다음날 기증자는 일반병실로, 수혜자는 수술후 7일째되는날 일반병동으로 옮겨져 퇴원하는 날까지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수술 후 환자의 면역 조절 및 영양 관리를 위해 약제부와 영양팀의 관리가 이뤄졌고, 의료진의 노력 끝에 마침내 지난 16일 퇴원했다.

간 이식 상담을 맡았던 양 코디네이터는 "가족의 의미가 변화하는 요즘 시대에 아버지와 아들의 용기 있는 결정으로 환자에게는 새로운 삶을, 지역적으로는 도내 최초 생체 간이식의 역사를, 더 나아가 우리 모두에게는 장기 기증의 희망이라는 가장 큰 사랑의 선물을 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간이식 수술의 얘기는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간 이식을 받고 건강을 되찾아야 하는 박씨의 눈앞에는 1000만원 가량의 치료비가 기다리고 있었다. 막막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박씨에게 또다른 희망이 다가왔다. 수술을 맡았던 제주대학교병원측에서 치료비 1100만원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강성하 제주대학교병원장은 "자식 부모 사이에도 나몰라라 하는 각박한 요즘 세상에 이처럼 소중한 사연을 듣고도 가만히 있으면 안될 것 같아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금번 생체 간이식 수술비 지원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소외계층의 의료비 지원을 통한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역할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간이식 문의: 양정내 코디네이터(717-1609)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