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말이 많은 이번 4·13총선, 이제서야 겨우 대진표가 짜였다. 정당마다 공천을 하고, 후보 등록을 마쳤다.

그런데 유권자는 맥이 빠졌다. 선거를 다 치르고 난 다음 기진맥진한 기분이다.

총선 17일 전이다. 그래도 국회의원은 민의를 대변하는 중요한 자리다. 저마다 내세우는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제주에서 출마한 국회의원 후보 9명이 서로 모여 정책선거 실천을 다짐했다.

지난 26일, 정책 선거 실천 협약식

제주시선거관리위원회와 서귀포시선거관리위원회가 각각 연 정책 선거 실천 협약식에서 제주 3개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 모두가 참석해 협약서에 서명한 것이다.

이들은 유권자가 후보를 선택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을 개발·공개하고 사전 검증과 사후 평가가 용이한 공약을 제시키로 했다.

또한 제20대 총선이 정책 선거로 치러지도록 노력하고 당선 후 정책 실천 및 국민의 검증을 받기로도 약속했다.

제주시갑 선거구에는 새누리당 양치석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후보, 국민의당 장성철 후보가 출마했고 제주시을에는 새누리당 부상일 후보,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 국민의당 오수용 후보, 한나라당 차주홍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서귀포시 선거구에는 후보가 새누리당 강지용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등 2명이다.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동안에 이들이 내세운 정책선거를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중요한 일이다.

후보들은 협약식에서 연고주의 선거문화에서 벗어나 정책 중심의 아름다운 선거문화를 정착시키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선관위는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따져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후보에게 소중한 한표를 행사해 줄 것을 유권자에게 당부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 나온 정책들이 유권자에게 잘 다가오지 않는다.

서로 비슷비슷하고 현실 가능성이 적은 애매한 정책들을 매일 매일 선거캠프에서 쏟아내고 있어서 유권자는 후보가 발표한 정책에 식상해 하고 관심도 두지 않고 있다.

후보가 내세운 정책은 키워드는 간단하면서도 쉽게 유권자에게 다가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타 후보와 차별화 돼야하고 4년 임기동안 어떻게 실천 하겠다는 의지가 반드시 담겨있어야 유권자에게 먹힌다.

대부분 후보들은 도지사가 해야 할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국회의원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제대로 모르고 있다.

국회의 기능을 확실하게 이해한다면 정책도 달라질 것이다.

정당과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제대로 검증하자는 매니페스토 운동의 본 고장 영국에서는 각 정당이 매니페스토 책자를 배포하고 국민의 50%가 구독할 정도로 정착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6년 지방선거 때 처음으로 시작해 선거 때 마다 후보들은 연고주의를 벗어나 실현 가능한 정책과 공약으로 경쟁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또한 “유권자들이 꼭 필요한 정책으로 승부를 걸려고 한다” “실천 가능하고 도민이 원하는 정책을 만들어서 정책선거를 이끌겠다"라고 말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도 정당별 정책이 올라와 있고 다음달 2일부터는 후보별 공약도 게시된다.

여기서 유권자가 정책을 꼼꼼히 따져가지고 과연 실천 가능한지를 판단하라고 강요한다.

유권자가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좋은 정책과 공약이 절실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후보가 말로 정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력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이다.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