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석 이사장

제주중앙지하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이사장 양승석, 이하 상인회)은 28일 중소기업중앙회 제주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인 공사를 철회하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상인회 양승석 이사장은 제주시가 28일부터 공사를 강행하면 지하상가에 입점한 300여 점포의 상인과 종업원이 당장 생활의 터전을 잃게 되고 1년 동안 전면 폐쇄 공사로 생계를 위협받는다고 밝혔다.

또한 제주시가 대화를 원하고 있지만 일방적인 입장만 전하고 있어 현재 담당 국장과는 소통이 안 된다며 제주시장과의 대화를 요구했다.

그동안 제주시와 제주중앙로지하도상가 개·보수 공사를 두고 갈등을 빚어온 상인회는 행정의 일방적인 공사강행에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혀 왔다.

제주시는 당초 계획대로 28일부터 상인은 물론 도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 공사를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상인회는 제주시가 공사일정, 공사방법, 공사구간 및 우선 순위 등에 대한 협의는 이뤄지지 않은 채 '일방통행'식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공사 앞둔 중앙로지하상가 모습

제주시가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이유는 "지하상가는 최초 시설 후 30년 이상 경과해 각종 시설이 노후화됐고 중앙로 구간은 제연설비가 시공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동문로와 관덕로 구간은 제연설비가 현행 안전기준에 미달된 상태"라며 "각종 배관, 스프링클러 설비, 건축물 균열, 누수, 철근 노출 등의 결함부 발생과 노후된 전기, 통신, 환풍구 등 건축설비 등이 화재에 취약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22일 상인회와 제주시는 올해 신학기 이후 지하부 공사를 시행한다는 협의내용을 담은 '지하상가 개·보수공사 추진을 위한 상호협력합의서'를 작성했다.

상인회 양승석 이사장은 "큰 틀에서 합의는 했지만 세부적인 공사에 따른 일정, 방법, 구간 및 우선 순위 등에 대해서는 상인들과 협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채 '일방통행'식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제주시 중앙지하상가는 384개 점포(사업주 28명)가 들어와 영업하고 있으며 하루에 800여명의 상주인원과 시민, 관광객 등 수 천명이 드나들고 있다.

한동안 원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상권이 침체됐었지만 중국관광객이 제주에 몰려오고 상인들의 자구 노력으로 최근에 다시 상권이 부활하고 있다.

지난 1998년에는 1차로 상인회에서 18억의 예산을 투입해 30일 동안 내부인테리어 시설, 흡배기 시설, 소방, 전기, 에어컨 시설을 보완한 적이 있다.

갈등이 주된 원인은 두 가지다.

먼저 안전진단에 대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제주시는 자체 안전진단 결과 여러 가지 시설들이 기준에 문제가 있어서 개보수 공사를 하겠다는 것이고 상인회는 그동안 소방, 전기등 시설에 대해 1년에 2회, 정기점검, 특별점검을 받아왔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확한 안점점검에 대한 서로의 시각차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다음은 공사기간에 대한 의견이 다르다.

제주시는 75일 동안 공사를 하겠다는 생각이고 상인회는 공사 기간이 오래 걸리면 고객들이 전부 끊어져 다시 고객들을 끌어들이는데 적어도 3∼4년이 걸리게 된다는 주장이다.

상인회 양승석 이사장은 경기도 수원시 지하상가인 경우에는 시설공사는 행정이 하고 인테리어 공사는 상인회에서 나눠서 하는 방법도 공사기간을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안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또한 구간별로 잘 나눠서 공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하상가 내에는 의류점이 대다수가 있지만 메이커와 일반 의류 판매점의 입장이 달라서 이들 점포의 입장도 참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밀어붙이기식 행정이냐’ ‘상인들의 의견을 포용하는 행정이냐’ 갈등은 이제부터다.

내년 2월까지 84억원이 투입되는 중앙지하도상가 개·보수 공사를 앞두고 점점 커지는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