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도 변했고 구성지 의장도 달라졌다.

몇 가지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제일 큰 이유는 4·13 총선 결과로 나타난 도민들의 민심이다. 새누리당 출신의 원 지사와 구 의장은 그 동안 서로 갈등과 대립의 구도로 달려왔다. 구 의장은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원 지사가 소통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고 원 지사는 도의회가 사사건건 도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항변해왔다.

먼저 달라진 모습을 보인 건 원 지사다.

도의회 도정질문 자리에서, 또는 예산 확보를 위한 중앙 부처 방문 자리에서도 원 지사의 달라진 말과 행동이 감지됐다. 이는 총선 이후에 나타난 도민의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여 자신의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좀 더 소통하는 지사의 모습으로 바꿔야 한다는 절박함에서다.

구 의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4년 7월 도의회 상반기 의장으로 취임해 2년 동안 달려온 구 의장 역시 이번 총선의 결과로 여러 가지 감회가 밀려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거기에 상반기 의장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그동안 도정과의 갈등과 대립의 모습에서 벗어나 '유종의 미'를 거두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구 의장은 27일 열린 제339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6차 본회의에서 폐회사를 통해 원 지사의 달라진 모습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총선에서 보여준 민의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어 "위정자들도 우리 국민들이 통합의 리더십, 소통의 리더십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많이 느낀 것 같다"며 "원희룡 지사도 저와 똑같이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또한 구 의장은 "이번 도정질문 답변을 통해 원 지사의 총선 이후 민심 흐름을 잘 파악하고 변화된 마음의 자세를 느낄 수 있었다"며 "도정질문에서 '좋은 생각입니다'라며 동료 의원들의 질문에 부정보다는 긍정의 답을 내놓는 등 예전과 사뭇 다르게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여 준 것이 그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특히 구 의장은 정무직보좌진의 사퇴를 언급하며 후반기 도정의 변화에 대한 기대도 내놨다.

구 의장은 "소통은 내려서는 것이고 새로워지는 것이다. 소통은 결과적으로 합의가 돼 더 나가는 것"이라며 "후반기 도정의 변화가 기대된다. 그리고 도지사를 지근에서 보좌해왔던 비서실장 등 4명의 보좌진이 일괄 사퇴해 곧 반환점을 돌게 될 민선 6기 도정의 인사 부담을 덜고, 행동반경을 넓혀 놓은 것은 바람직한 정치적 책임이라고 볼 수 있어 참으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참 보기 좋은 모습이다.

좀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도정과 도의회가 머리를 맞대 소통하면서 산적한 제주의 현안을 잘 풀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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