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중산간 난개발을 억제하겠다고 선언했음에도 중산간 대규모 개발계획 사업들이 속속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이다.

곶자왈과 습지 등 제주청정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만큼, 중산간 대규모 관광사업의 절차 이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환경단체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사)곶자왈사람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11일 공동성명을 내고 중산간을 사업예정지로 두고 있는 대규모 관광사업들의 절차 이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환경단체가 지적한 사업은 △신화련 금수산장 관광단지 개발사업 △제주사파리월드 조성사업으로 이들 사업예정지는 모두 중산간에 위치해 있다.

신화련 금수산장 관광단지 개발사업은 (주)블랙스톤리조트와 중국기업 신화련 금수산장개발이 공동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한림읍 금악리 일대 130만㎡ 부지에 호텔과 휴양콘도미니엄, 골프 교육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9월말 열린 도시계획위원회에서는 이 사업의 대상지역이 중산간지역이고 대상지 내 지하수1등급과 인근에 곶자왈과 오름 등이 산재해 있어 관광단지 입지 타당성을 검토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환경단체들은 사업지역에 실제로 한경-안덕곶자왈 일부가 포함돼 있고, 이미 사업부지와 인접한 곳에 블랙스톤골프장, 라온골프장, 캐슬렉스골프장 등이 난립해 있어서 중산간 파괴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신화련 금수산장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지난 3월 제주도가 환경영향평가 초안보고서 작성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의 결정 내용을 공개하고 주민의견 수렴절차에 들어가 사실상 절차 이행에 들어갔다.

구좌읍 동복리에 추진되고 있는 97만3000㎡ 면적의 제주사파리월드도 지난해 8월 도시계획위원회 자문회의 심의 결과 사업대상지역이 문화재보호구역에 인접한 지역이고 습지가 많이 분포해 제주고사리삼 자생지 분포 가능성이 높아 사업구역 설정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된 바 있다.

이 사업도 제주도는 어제(10일) 환경영향평가협의회를 열어 환경영향평가 초안보고서 작성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환경단체들은 "사전입지 검토단계에서 입지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사업들인데도 권고를 무시하고 개발사업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며 "사업 절차 이행에 돌입한 것은 원희룡 도지사의 중산간 보전 선언과 정면 배치될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절차 이행은 사업자들에게 개발이 가능하다는 신호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상가리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어도 논란이 일자 도의회 동의 절차에 넘기지 않는 결단을 내렸듯, 이번에도 제주도지사가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며 "원희룡 도지사 본인이 선언한 중산간 보전의지 실천의 시금석을 보여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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