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윗세오름 일대
성산일출봉을 찾은 관광객

한라산을 비롯한 세계자연유산지역을 찾는 관람객들이 급증하면서 환경훼손도 심각해지고 있다.

자연유산 보전을 위해 입장료를 올리자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연구모임인 제주문화관광포럼(대표 강경식 의원)은 23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소회의실에서 '세계자연유산 입장료 징수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제주도의회는 주민발의를 해서라도 정부 설득과 조례 개정을 통해 입장료 현실화를 관철시킬 방침이다. 입장료 징수와 더불어 한라산 탐방코스에 대한 선별적이고도 시범적으로 탐방예약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공론화될 전망이다.

23일 제주도의회 토론회

제주의 가치를 대표하는 세계자연유산 덕분에 연간 1300여만명에 이르는 관광객이 제주를 찾아오고 있다. 지난해 제주 세계자연유산지구를 찾은 관람객은 성산일출봉 301만여명, 한라산 125만여명, 만장굴 75만여명, 세계자연유산센터 9만여명 등 511만여명. 제주를 찾는 국내외 입도 관광객 10명중 4명이 세계자연유산지구를 방문한 것이다.

한정된 섬 속에서 관광객 양적팽창은 환경오염과 탐방객 관리 등 세계유산 보존에 부작용을 낳고 있다. 비용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많은 도민들은 현재 무료와 저가로 운영되고 있는 제주 세계유산지구의 가치와 입장료 현실화에 대해 공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입장료 정책에 대한 과감한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임종덕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해외사례로 바라본 제주세계유산의 가치활용 극대화 방안'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대표적인 해외 세계자연유산지구의 입장료 징수 사례를 제시했다.

주요 세계자연유산지구의 입장료를 보면 미국 그랜드캐년은 개인 8달러, 26명 이상 단체 차량 1대당 300달러, 하와이국립공원은 15명 이하 차량 1대당 15달러, 16명 이상일땐 차량 1인당 8달러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 뉴멕시코의 칼스배드동굴국립공원은 성인 10달러를 각각 받는다. 캐나다 엘버타 주립공룡공원은 성인 6달러, 청소년 3달러, 잠비아 빅토리아 폭포는 성인 20~30달러를 입장료로 징수하고 있다.

아시아권의 베트남 하롱베이는 개인 기준 4~6달러에서 2014년부터는 7달러로 인상했다. 중국의 세계유산지구는 2011년 기준으로 한화로 평균 2만4000원을 입장료로 받고 있다. 제주 세계유산지구의 10배가 넘는 입장료다. 황산은 성수기 4만원, 비수기 2만8000원씩을 부과하고 있다. 쓰촨 팬더 서식지는 5만7000원으로 가장 비싼 입장료를 받는다. 대만 야류 지질공원은 약 2만3000원으로, 세계유산의 보호·관리를 위해 적지않은 입장료를 징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비해 현재 제주 세계자연유산지구 입장료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거문오름 세계자연유산센터 3000원(전시관 관람 및 4D 영화 관람료 포함), 10인 이상 단체 2400원, 어린이 2000원씩이다. 성산일출봉은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만장굴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등이다. 한라산국립공원은 2007년부터 정부의 국립공원 무료시책에 따라 무료다.

이날 토론회에서 강만생 제주유네스코등록유산관리위원장은 "만장굴과 일출봉의 입장료의 대폭적인 인상을 서둘러야 하며 탐방객이 급증하고 있는 한라산도 입장료를 징수해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고 보호에 재투자한다면 징수에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탐방객이 몰리는 성판악 코스에 대한 탐방예약제 도입도 주문했다.

고승철 제주도관광협회 부회장은 "수용인원을 초과해서 대책 없이 관광객들을 받다 보니까 사진 한 장 찍을 수도 없어 오히려 만족도가 떨어지는 전체적인 제주도 관광의 질을 저하시키는 데 악용되는 실정입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의회는 입장료 현실화를 위한 조례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제주도는 관광객 부담이 늘어난다며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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