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9일, KBS제주는 로칼 프로그램인 시사파일을 통해 학생 교류 없이 이뤄지는 제주한라대의 복수학위 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고 방송했다.

프로그램에서는 제주한라대와 스위스호텔학교(SSTH)와의 복수학위제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복수학위는 두 대학이 서로 인정하는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에게 각각의 학위증을 주는 제도지만 제주한라대의 복수학위는 이런 학위취득 요건을 충족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제주한라대의 호텔조리과의 경우 조리사 양성이 목적이지만 SSTH의 경우 조리 전공과정이 없다. 전공과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애초에 복수학위가 성립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복수학위임에도 불구하고 직간접적으로 스위스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학생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직접적인 학생교류는 SSTH가 개최하는 푸드페스티벌이 전부였고, 이마저도 교육이 아닌 문화교류라는 설명이다.

또한 KBS제주 시사파일은 복수학위제 체결 배경도 수상하다고 제기했다.

SSTH가 발급한 학위증의 서명은 물론 공신력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2010년 복수학위제 체결 이후 제주한라대는 2011년부터 교육부가 선정하는 WCC(월드 클래스 컬리지)에 이름을 올리며 다양한 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스위스 현지에서 취재를 한 결과 SSTH본교 학위증은 맞지만, 스위스 정부로부터 인증을 받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 스위즈 명문 호텔대학으로 알려진 4년제 대학의 경우 SSTH 학생들이 편입해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지만, 제주한라대생의 복수학위로는 편입이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제주한라대측은 “복수학위 과정을 마친 학생이 스위스 본교에 편입했고 1년만 더 마치면 공인된 학위를 얻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결국 공인된 학위를 위해 학생들이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하는 셈이다.

KBS제주 시사파일은 “학교를 믿고 복수학위를 선택한 학생들에게 돌아온 건 불신과 원망”이라며 “제주한라대의 SSTH 복수학위제에 대한 검증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방송이 나가자 제주한라대 행정 보직자와 교수회, 노동조합은 지난 4일 '도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최근 모 방송이 학교법인 소유의 토지 문제 등을 왜곡 보도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스위스호텔학교(SSTH) 졸업장에 대해 "방송이 아무런 효과나 가치 없는 것으로 폄하한 제주한라대의 SSTH 졸업장은 스위스 정부로부터 공인된 교육기관과 교류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며 "이 방송 취재팀의 무리한 취재행위로 SSTH 측에 담당 PD가 사과메일을 보내는 등 국제적 망신을 끼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국 대부분의 대학은 복수학위 과정을 위해 등록금 외에 추가 비용을 받지만 제주한라대는 기존 등록금 만으로 제주한라대 학위와 SSTH 졸업장을 동시에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제주한라대 구성원 일동은 외부에서 제기되는 사실에 근거한 문제점 지적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겠지만 사실과 다르게 호도해 재학생 및 동문들의 자존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당당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KBS제주와 제주한라대와의 프로그램을 둘러 싼 갈등은 제주한라대 교수협의회가 가세하면서 또 다른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

제주한라대 교수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학생의 정당한 학습권을 침해하고 학부모와 도민을 기만한 제주한라대학교 김성훈 총장은 스위스호텔학교 복수학위과정 부당운영의 책임을 지고 퇴진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제주도립간호학교로 출발한 현 제주한라대학교를 운영하는 김성훈 총장의 비리와 전횡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지난주 KBS ‘시사파일제주’에서 방영된 “스위스호텔학교(SSTH) 누구를 위한 복수학위인가”는 정말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스위스호텔학교 복수학위과정에 대한 수많은 문제들이 줄곧 제기돼 왔지만 취재결과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도민사회에 많은 우려와 충격을 주고 있다“고 하면서 ”제주한라대학교는 족벌경영하면서 자행한 재산 축적 비리, 입시 부정 등과 관련한 숱한 의혹들이 감사원 감사결과 사실로 밝혀졌다. 이것만 보아도 대학의 공공성에 대한 총장의 인식이 얼마나 부족한가를 알 수 있다. 심지어 복수학위 과정을 이용하여 학생까지 교육의 목적이 아닌 교육부 사업을 따내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것에 대해서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KBS 시사파일제주의 취재결과 제기된 많은 문제점에 대하여 그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이에 대한 겸허한 사과와 반성을 통하여 도민들의 용서를 구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신문 광고를 통해 사실을 호도하고 궁색한 처지를 교언영색으로 모면하여 무마시키려는 조직적이고 오만한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 학교 구성원으로서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 이러한 처사는 대학의 공공성을 파괴하는 것이며, 공공성이 파괴되면 결국 제주도민사회에서 대학의 존재가치가 부정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총장은 도민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책임 있는 해명과 사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제주한라대 교수협의회에서는 6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스위스 호텔학교 복수학위 과정 부당운영’으로 학생의 정당한 학습권을 침해하고 학부모와 도민을 기만해온 제주한라대 김성훈 총장에게 공개사과는 물론 본 사안의 전모를 밝히라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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