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연대다. 개인과 개인의 연대, 단체와 단체의 연대. 협력관계의 연대는 자원봉사를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활동으로 키워가는 한 축이 된다. 크고 작은 그 네트워킹들이 곧 지역의 ‘봉사 인프라’를 키우는 자양분이 되는 셈이다.

제주지역의 자원봉사 단체들이 점차 여러 기관들과 그 연대를 맺어가고 있다. 개인의 또는 단체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기관과의 협력과 협약은 흩어져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능력을 체계화시키기도 한다. 우리나라 자원봉사의 약점으로 꼽혀 왔던 ‘봉사의 체계화’가 차츰 다듬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제주특별자치도자원봉사센터는 도내 대학의 전문 자원봉사동아리 9곳과 지역아동센터 9곳의 협약식을 가졌다. 전문적인 봉사 능력을 필요한 곳에 적절히 배치하고, 협약 관계를 통해 꾸준한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배경이다. 이날 제주한라대학교 사회복지학부 장애지원 전공동아리인 ‘한라곰두리’도 함께 했다.

올해 3년차 동아리지만 사회에서 나름 자원봉사 경력을 다져온 학생들이 주축이 돼 있어 활동범위가 꽤 넓다. 장애인 지원부터 소외계층 생활환경 개선, 의료봉사 등 안 하는 활동이 없다. 그 중심에 기관과의 ‘연대’를 두고 있어 활동범위와 능력이 빠른 시간 안에 클 수 있었다.

제주한라대학교 사회복지학부 장애지원 전공동아리 ‘한라곰두리’의 15학번 동기 ‘4인방’을 만났다.

지난달 말 '다솜발달장애인대안학교'에서 실습중인 제주한라대학교 사회복지학부 장애지원 전공동아리 '한라곰두리'의 15학번 동기 4인방을 만났다. 왼쪽부터 강정아 부회장, 양성희 회원, 박국찬 회장, 한정선 회원. @변상희 기자

*동아리 소개를 한다면

지난 2014년 고관용 교수(한라대학교)가 주축이 돼 만들어진 장애지원 동아리다. 올해로 3기째고, 전체 인원은 120여명이다. 주요 활동은 장애인 기관에 재능기부 형태로 도움을 주는 것인데, 현재 춘강 장애인복지회관과 청소년 단기보호시설에 정기적으로 찾아가 지원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자원봉사센터에서 다리를 놔줘서 김녕지역아동센터와 협약을 맺고 동아리 회원들의 재능을 발휘하게 됐다.

*기관이나 단체와 연대를 갖고 활동하는 장점은

활동분야가 다양해지는 장점이 있다. 장애지원 동아리지만 사실 회원들의 능력이 다양해 다른 분야서도 충분히 활동할 수 있다. 소외계층의 생활시설 개-보수나 청소년 상담활동 등도 우리 동아리가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활동들이다. 더 많은 가능성을 찾을 수 있고, 적절한 곳에 배치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데 ‘연대’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활동은 다양한 수요를 낳는다. 갖고 있는 능력 안에서 필요한 곳에 제때 재능을 전달하는 일은 차츰 활동이 누적되고 전문화되는 바탕이 된다. 3년차 동아리지만 나름 활동영역을 키울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연대가 있어서라고 본다. 앞으로도 우리의 재능이 필요한 곳과 연대를 맺고 범위를 넓히려 한다.

*여러 활동을 하고 있으니, 각 분야에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잘 알 것 같다.

장애인, 소외계층, 청소년 등을 주로 지원하면서 느낀 것은 각 대상별로 환경에 따른 필요한 점이 다 다르다는 것이다. 장애인은 장애인대로,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은 소외계층대로, 가정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은 그들대로 필요한 지원이 모두 다르다. 장애인은 활동지원, 소외계층은 시설 개-보수, 청소년은 상담 등을 주로 지원하고 있다. 가능한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두루 살피고 있는데, 각 분야별 필요한 지원이 달라서 가능한 많은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동아리 회원들의 능력을 다양하게 키우려고 하고 있다.

*회원 개인별 봉사활동 경력이 적지 않다. 경험을 돌아볼 때, 봉사활동 하는 데 필요한 부분을 꼽는다면

젊은이들의 참여다. 우리 동아리가 ‘사회복지학과’에 속해있지만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는 젊은 학생들은 많지 않다. 대부분 취업을 목적으로 공부하고 있어 개인 시간을 내서 봉사에 참여하려 하지 않는다. 동아리 활동의 지속성은 물론 사회가 필요한 자원봉사자들이 채워지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의 참여가 가장 필요하다.

자원봉사자나 봉사단체를 좀 더 체계화하고, 프로그램화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사실 제주지역의 자원봉사 단체 수는 적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아직은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은 것 같다. 단체별, 능력별로 지역의 자원봉사를 체계화 하고 이를 토대로 적재적소에 재능을 투입하는 ‘프로그램화’가 이뤄지면 좀 더 효율적인 지역의 자원봉사 관리가 될 것으로 본다.

△박국찬 회장(한라대 곰두리)

도장애인배구협회 부회장이면서 ‘베푸는 사람들의 모임’ 사무국장이기도 한 박국찬 회장(한라 곰두리)은 나름 자원봉사 베테랑이다. 그는 “봉사란 내 마음이 편해지려 하는 것 같다. 봉사를 하고 나면 몸은 피곤할 때가 있을지 몰라도 마음은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다.”며 한라대 곰두리가 제주지역 최고의 자원봉사동아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정아 부회장(한라대 곰두리)

청소년 지원활동에 관심이 많다는 그녀는 “제주지역에도 가정의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청소년들이 많다.”면서 “지역사회가 소외된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이들이 사회에서 개개인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외 청소년들에게 ‘1대 1’지원 등 사회의 구체적인 지원활동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양성희 회원(한라대 곰두리)

장애인지원협의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다는 그녀는 사회복지학부 실습 중인 ‘다솜발달장애인대안학교’에서의 경험에 대해 “장애인에 대한 봉사가 처음은 아니지만 이렇게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하는 건 처음이라 잘 할 수 있을까 싶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일주일 중 떨어져 지내는 주말만 되면 학교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을 정도다.”고 말했다.

△한정선 회원(한라대 곰두리)

사무직 직원인 그녀는 회사의 복지사업을 위해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게 됐다. 실습으로 ‘다솜발달장애인대안학교’에서 처음 장애인들과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는 그녀는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하나 떨릴 정도였지만 지금은 적성과 너무 잘 맞아서 이쪽으로 진로를 바꿔야 하나 고민할 정도다.”면서 “장애인 학생들과 하루 스케줄을 보내는 데, 다른 회원들과 마찬가지로 주말이 되면 보고 싶을 정도로 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고은실 이사장(다솜발달장애인대안학교)

한라대 사회복지학부 학생들의 실습기관인 ‘다솜발달장애인대안학교’의 고은실 이사장은 원래 다른 기관이나 단체의 활동지원을 받지 않았다. 학교의 설립목표인 장애인들의 ‘자립’이,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의존’으로 약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자원봉사자들이 진심으로 이곳 아이들을 예뻐한다. 그들이 곧 지역사회의 일부라는 면에서, 이러한 연대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바꿀 계기가 된다고 본다.”면서 “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은 바로 사회로 가게 된다. 그런 측면에서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지원과 연대는 곧 장애인들의 사회적응을 돕는 또 다른 방법이 된다.”고 단체와 연대를 맺게 된 계기를 전했다.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