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세력에 대하여

제대로 알고나 말해라
진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진실을 외면하고 거부하는 자들아
툭 하면 외부세력 운운 지껄이는 자들아
너희가 말하는 외부세력은
자신보다 외부의 일을 더 아파하는 이타적인 사람들이다
내재된 양심이 진실로 외화된 사람들이다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몸으로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너희들같이 이기적인 얄팍한 처세로 보신하는 자들이 아니라
자신을 온전히 바쳐 헌신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똑바로 알고나 말해라
정의가 돈 안 된다며 
정의의 화광 앞에 눈 못 뜨는 자들아
뻑 하면 불순세력 운운 뇌까리는 자들아
저기 불순세력들이 횡행하는 것을 보아라
국토를 유린하고 국민을 하는 착취하는 자들을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뒤에서 탄압의 벽을 쌓는 
저 더러운 불순세력들을 제대로 보아라 

귀가 있거든 들어라
마을 박살내고 덜컥 해군기지 지으니 좋더라 하더냐
악마의 유혹 같은 뇌물 소리만 듣지 말고 
귀에 쓴 아픈 말도 들어라
대대손손 살아온 고운 마을 코앞에다
검증 안 된 사드 배치한다니 좋아라고 환영하더냐 

뒷짐 지고 앉아 
외부다 불순이다 좌경이다 종북이다 
강정을 능멸하고 
성주를 조롱하며
내부의 문제를 외부의 시각으로 비아냥대며 
이죽거리며 까불지 마라

웃기지 마라 너희가 바로 불순한 외부세력들이다
여차하면 외부로 튀려는 ‘검은 머리털 미국놈들’, 바로 너희들이다
제 땅 심장부에 자위대 창설 기념식 욱일승천하는, 바로 너희들이다
뼛속 깊이 친일의 피 그 유전자를 세습하는, 바로 너희들이다
남의 나라 무기 깔아놓고 넙죽 황송하게 조아리는, 바로 너희들이다

이제
제대로 보고 들으니 진실이 보이느냐
그 모든 민중의 중심세력들이
너희를 단죄하고 격멸하려 일어서는 것이 보이느냐
흙먼지 일으키며 구름떼로 달려오는 것이 보이느냐
 

김경훈 시인

시인의 말

 현 정부의 경찰은 ‘외부세력’의 기준을 현재 성주군민이 아닌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대통령도 사드 한국배치 반대 집회 참가자들 중 ‘불순세력’을 가려내야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외부세력과 불순세력에 대해 오래되고도 낡은 잣대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고 있습니다. 
지금도 강정마을에는 소위 ‘외부세력’이 여전히 거주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일부 호들갑 언론들은 이들을 ‘전문 시위꾼’으로 호도하고 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은 ‘양심세력들’입니다. 
‘자신을 온전히 바쳐 헌신하는 사람들’입니다. 
진짜 ‘불순한 외부세력’은 전혀 다른 곳에 온존한 채 독버섯처럼 암약하고 있습니다!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