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굴비가 잘 팔려야 제주산 참조기 값이 뛴다. 예로부터 '밥도둑님'이란 별명이 붙은 전남 영광 법성포에서 생산되는 굴비는 법성포에서 가공한 것일 뿐 굴비 만들기에 적합한 참조기는 어족자원 고갈로 인해 주로 제주에서 반입되기 때문이다.

법성포앞 칠산어장에는 씨알이 굵고 알이 밴 참조기가 없다. 전남 영광수협 관계자는 "80년대 초만 하더라도 칠산어장에서 참조기 어업이 성행했었으나 근래 들어서는 어선들이 다들 동중국해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봄철이면 산란을 위해 올라오던 참조기가 '싹쓸이'식 고기잡이 때문에 어장이 연평도에서 흑산도로, 다시 추자도와 동중국해로 내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거래선은 주로 추자수협과 한림수협, 대정수협이다. 모슬포수협의 경우에는 작년 처음으로 참조기 위판에 나서면서 법성포지역의 중매인 3명을 유치, 재미를 봤다.

한림수협과 추자수협의 올해 참조기 위판량도 크게 늘어났다. 7월까지 근해 안강망 조업을 통해 930t의 참조기를 잡아 151억7800만원의 어획고를 달성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808t·126억1300만원에 비해 수량으로는 122t, 금액으로는 25억6500만원이 증가했다.

동중국해와 제주 근해에서 잡은 참조기는 법성포의 지리적인 기상요인(기온 10.5도, 습도 75.5%, 풍속 4.8m/sec)과 서해에서 불어오는 하늬바람(북서풍)에 의해 건조된다. 예로부터 전래돼온 1년 이상 간수가 빠진 천일염으로 염장하는 제조기법도 특이하다.

영광 주변에서 생산되는 소금은 쓰지 않고 짠 것이 특징이며, 1년 중에 10달 동안 하늬바람이 불기 때문에 굴비를 말리는데 더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참조기 잡이에 나서는 어선들은 1항차당 15일 가량 조업을 한다. 어민들은 어족자원 고갈로 인해 보다 먼 바다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경영비가 갈수록 많이 든다.

추자수협 관계자는 "굴비로 쓰이는 참조기는 씨알이 굵고 알이 밴 것을 최상으로 친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1상자당 100미급(길이 22㎝내외), 70미급(길이 27㎝내외) 등 중·하품이 대부분을 차지할 뿐 최상품인 50미급(길이 31~35㎝ 내외)은 보기 힘든 실정"이라며 어족자원 고갈을 우려했다.

9월부터 태안반도 연안부터 제주 주변 해역까지 남북으로 길게 참조기 어장이 형성된다.

경제가 나아져 굴비소비가 늘고 제주 조기 값도 올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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