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사무소 홍건축 대표건축사 홍 광 택

제주 사회가 ‘제주 시민복지타운내 시청사 부지 공공임대주택 건립’ 문제로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주거복지 실현이냐, 쾌적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녹지공간으로서 도시공원으로 두느냐로 이견이 분분한 듯 하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제주도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와 관광객의 증가는 각종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부동산 가격의 폭등, 교통지옥, 쓰레기, 오폐수 처리 문제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며 살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급증한 건축행위로 인한 개발은 도심속 도민들의 쾌적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녹지지역의 축소를 야기했고 더욱더 도시공원 등의 녹지공간의 중요성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공동주택 등 주거용 건축물의 분양가격 폭등 및 건축비용 상승은 제주에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켜 빈부격차에 의한 사회적 문제로 느껴질 정도이다. 미래의 꿈을 키우는 대학생, 소득이 불안정하거나 적어 내집 마련이 어려운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 저소득층 고령자에게 주거불안은 큰 걱정거리이다.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정책의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주거복지 실현을 위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주거복지 정책으로 행복주택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이에 맞추어 제주 도정에서도 접근성이 편리한 공유지인 제주 시민복지타운내 시청사 부지에 공공임대주택 건립을 추진한다고 한다. 입지선정에 대한 공론화 등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행복주택이 기존 공공주택의 패러다임을 바꿔 교통이 편리하거나 직장과 학교가 가까운 곳에 공급되어야 한다는 입지 조건에는 도심근처 또는 외곽에 사회적 인프라가 부족한 곳에 공급되는 것 보다는 긍정적인 면이 더 많아 보인다.

제주 도정에서 발표한 ‘제주 시민복지타운내 시청사 부지 공공임대주택 건립’ 기본 구상 및 추진계획을 살펴보면, 건축면적을 부지면적의 20~30% 이내로 하여 잔여공간에 도시공원을 확보하고, 주차장을 지하에 확보하여 저층부(1~2층)를 공공시설로 도민이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토대로 행복주택 등 1200여 세대의 공공임대주택을 추진하여 무주택 가정, 젊은층, 저소득층, 노년층 등 다양한 계층이 조화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바로 여기에 건축 전문가 및 관련분야 전문가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현재 추진중인 예정부지에 ‘도시공원과 공공임대주택’ 둘 다 담을 수 있는 건축계획을 도출해내는 것이다. 즉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피드백과 토론을 통해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건축계획을 도출하자는 것이다. 개발이냐 보존이냐의 원론적인 이야기가 아닌 다양한 계층을 위한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진정 다음세대를 위함이 무엇인지를 각자 처지에서의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이야기가 시작되어야 할 것이며, 서로 입장에 대한 양보부터 실천해보자.

문득 십여년전 넉넉치 않은 형편과 직장생활에 신혼집을 구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던 필자의 모습을 생각하니 더욱더 두 마리 토끼를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주시 시민복지타운 전경

*본 기고 내용은 제주투데이와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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