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문제 해결과 치유를 위해서 미국 정부가 책임있게 나서야 한다는 청원서가 미국의회에 제출됐다.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양성주 4・3유족회 사무처장, 고창훈 세계섬학회장, 양영수 천주교 제주교구 신부, 강호진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 등은 지난 10일(한국시간) 오후 미국 상원의회를 방문, 4・3유족들과 제주도민 등 6,269명으로부터 직접 받은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번 청원서 서명에는 제주도민과 함께 강창일, 오영훈, 위성곤 국회의원 등 국회의원 10명도 동참했다.

이날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청원서를 전달하면서“5만9,000명의 제주4・3희생자 유가족들을 대신해 미국까지 오게 됐다”면서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을 제외한 가장 큰 희생자를 낸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이제는 미국정부가 화해의 관점에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4・3 배상문제와 화해’를 주제로 한, 국제컨퍼런스가 지난 9월 9일과 10일(한국시간) 이틀간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비콘호텔에서 진행됐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 주교, 양영수 제주교구 신부,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고창훈 제주대 교수(세계섬학회장), 허상수 제주섬학회 화해와 치유위원장을 비롯해 구니히코 요시다(kunihiko yoshida) 홋카이도대학 교수, 나츄 사이또(Natsu Saito) 조지아주립대학로스쿨 교수, 칼툰 워터하우스(Carltoon Waterhouse) 인디애나대학 로스쿨 교수, 로이 타마시로() 웹스터 대학 교수(Roy Tamashiro), 호프 메이(Hope Elizabeth May) 중앙미시간대학 교수, 양영숙, 양영준씨 등 미국에 거주하는 4・3유족, 언론인 도널드 커크, 팀 설록(Tim shorrock) 등 30여명이 참여했다.

특히 제주4・3을 다룬 교과서를 제작중인 뉴헤이븐의 맥스 코만도(Max comando), 크리스 브리난(Chris Brennan) 교사도 참여해 제주4․3 관련 교과서 준비 내용 등을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강우일 주교는 “진실한 화해를 통해 제주 4・3의 비극을 해결하고, 아시아의 평화의 상징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4・3은 대한민국만의 문제가 아닌 미국도 연관되어 있는 만큼 미국의 지도자들도 잊혀진 4・3사건에 대해 재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4.3 배상 문제 해결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구니히코 요시다 교수는 배상문제와 관련해 “비극적인 제주4・3에 대해 미국 역시 연관되어 있는 만큼 보편적인 인권의 관점에서 미국사회에서 논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츄 사이또(Natsu Saito) 교수는 “미국정부의 사과나 배상을 이끌어 내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미군정 시대였던 당시 4・3과 관련해 미국이 왜 책임져야 하는지 프레임을 잘 설정하고 국제법적 해결방안과 함께 정치적 대응운동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칼툰 워터하우스 교수는 “미국 정부가 당시 무엇을 했는지 등에 대한 열린 방식의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4・3 당시 사회적 희생에 대한 미국정부의 조사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고창훈 세계 섬 학회장은 “비극적인 4・3 해결을 위해서는 관용의 철학 등을 통한 극복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4・3 배상과 관련해서도 법률적인 검토와 함께 치유와 화해를 통한 국제적인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4.3 교과서 제작을 추진하고 있는 맥스 코만도(Max comando) 교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까지 진행된 제주4.3커리큘럼과 홀로코스트 내용과 비교한 교안내용 등 준비상황을 공유하기도 했다. 제주4・3 내용을 다룬 교과서는 다음 학기부터는 실제 학교 현장에서 활용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맥스 코만도 교사는 “세계 역사 시간 9학년 과정 중 제노사이드의 이해라는 사례 연구의 일환으로 제주 4.3의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제노사이드 이후 어떻게 사회가 화해할 수 있는가 등의 질문을 가지고 레슨 11까지의 로드맵을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로이 타마시로 교수는 4․3 교육에 대해 “신뢰와 융합의 관점에서 평화교육과 4․3 유적지 순례 융합을 해나갈 필요가 있으며 제주세계평화아카데미를 지속적으로 운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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