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훈 시인

강정은 당신의 미래이다
- 멀리 마음 떠나 있는 이에게



강정은 이제 당신이 잊었거나 
애써 잊어버리려고 하는 이미 지난 과거인가
무수히 올라있는 많은 기사들 중의 한 꼭지일 뿐인 사건인가
지금 당장 당신의 삶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는 사안일 뿐인가

그러나 분명히 말하지만
강정은 오히려 당신의 미래이다

당신의 안정적이고 편안한 삶의 다른 쪽에서는
누군가 항상 불안정하고 부당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아는가
당신이 마냥 행복한 그 순간에 다른 누군가는 
아파하고 눈물 흘리고 있다는 것을 당신은 외면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당신은
더 잘 나가고 더 인정받고 더 돈이 많아지고
더 이름이 알려지겠지

하지만
그게 다 무엇인가
그래봤자
이 친일파 세상
이 자본가 세상
이 속국의 세상
이 개좆같은 세상에서

당신들은 그런 세상의 하나의 톱니바퀴일 뿐 아닌가
하나의 노동력일 뿐이지 않은가
그래봤자 여전히 
개돼지일 뿐이지 않은가

그러니 분명히 말하지만
강정은 오히려 당신의 미래이다
당신이 강정을 외면하고 잊어버리면 먼훗날 당신 또한
그 세상에서 잊혀지고 외면당할 것이다

그런 세상을 바꾸는데 당신은 힘을 보탤 수 없는가
그 권력 그 자본 그 제국을 바꾸는 데
당신이 가진 힘을 올바로 한 번 써볼 수는 없는가

어쩌면 이 세상은 
우리 힘으로
우리 세대에 바뀌지 않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변화의 싹 그 희망의 손수건 한 장이라도 
서로에게 건넬 수 있어야 하지 않은가

아직 강정은 죽지 않았다고
아직 여전히 당당히 건재하다고 끝나지 않았다고
누군가 일말의 끈이라도 잡고 바락바락 우기면서 싸우고 있는 한
그건 절대로 끝난 것이 아니다

언젠가 때가 오면
자연의 태풍이 해군기지를 박살내고
인간의 해일이 온통 평화를 가져올 때
그때 가서야
슬그머니 숟가락 하나 얹으려 말고
지금 이 어려운 때에 머릿수 하나 당당히 보태야 하지 않겠나

그러니 분명히 말하지만
강정은 오히려 당신의 미래다
당신의 안정되고 편안한 노후는 
강정의 생명과 평화에 있다는 걸 이제 알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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