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훈 시인

강정은 이런 곳이에요


 들어보세요 
 강정은 이런 곳이에요 거짓말 아니에요

 강정에서는 주민이 창자가 나올 정도로 심한 부상을 당해도 2주 진단 나와요
 그 주민을 다리 아래로 밀친 경찰은 무조건 혐의없음이고요

 경찰은 주민의 손톱에 살짝 긁힌 상처라도 3주 진단이 나오고
 연행과정에서 발버둥친 주민은 상해 혐의로 무조건 입건되어요

 총으로 무장한 채 강정초등학교 앞을 지나던 군인트럭에 항의한 마을회장이 교통방해죄로 경찰에 전격 체포되었어요 

해군에 대한 모욕죄와 명예훼손죄가 추가되었고요

 폭발물을 실은 군용트럭이 대낮에 해군기지를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 강정 활동가들이 폭발물 관리 위반으로 신고했는데요 

현장에 온 경찰은 접수조차 받지 않았어요 일반트럭엔 김치냉장고로 위장한 폭발물이 은닉되어 있었는데도요

 강정마을에서의 법집행은 철저하게 주관적이고 비열하게 불공정해요
 이유는 경찰 표현대로 하자면 국방이 우선이기 때문이라네요

 그런데도 제주도지사는 해군기지 기동전단 단장에게 명예 도민증을 수여하려 했어요 
 강정마을 주민들과 소통을 확대하고 도민들에게 진정어린 감동을 주었다는 이유라네요

 웃기지도 않지만, 강정은 이런 곳이에요
 해군과 업자에게는 치외법권, 주민들은 모두 잠재적 범죄자 예비검속 대상자예요

 하지만 그런 속에서도 주민들은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어요
 가장 낮은 물이 흘러 흘러 가장 깊은 바다를 이루듯
 가장 작은 마을 가장 버림받은 곳에서부터 거대한 희망이 쌓여갈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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