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상하수도본부 행정감사에서 안창남 의원이 김영진 본부장에게 "사태가 심각하다."며 특단의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도의회

똥물, 악취, 넘쳐나는 하수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도두하수처리장. 올해 여러 논란에 휩싸인 상하수도본부장이 행정감사에서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렵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부족한 인력과 예산, 노후된 장비가 나아지지 않는 한 다시 올해와 같은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으리란 장담을 내놓지 못하겠다는 고백도 내놨다.

26일 오전 제주도의회에서 진행된 상하수도본부에 대한 환경도시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영진 상하수도본부장은 도두하수종말처리장의 문제를 진단하라는 도의원들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지난 1994년 3월 첫 가동 후 22년째 운영 중인 도두하수종말처리장의 처리능력은 1일 13만t으로 도내 운영 중인 8개 하수처리장 전체 시설용량의 56%를 차지한다.

제주시 19개동의 하수를 처리하는 도두하수종말처리장은 현재 1일 12만5000t을 처리하는 등 포화상태에 다다랐다. 때문에 지난 여름 악취와 수질기준을 초과한 하수 방류 문제가 불거졌고 지난 25일에는 오수 100여t이 그대로 넘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행감에서 환경도시위원회 의원들은 '예견된 일'이라며 '총체적 문제가 쌓이고 쌓여 터졌다'고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민철 위원장은 "(도두하수처리장은)현재 90%까지 과부화 상태"라며 "긴장했어야 했는데 집행부가 안이한 것 아니었느냐"며 진작 대비하지 못한 이유를 따져 물었다.

25일 오수 방류 사고도 육안으로 충분히 확인가능했는데도 기계에만 의존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도 더했다. 특히 이같은 사고가 이어지는 데는 원희룡 도지사의 책임도 크다는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안창남 의원은 "벌써 예견됐던 일"이라며 "정말 시급한 문젠데 이에 대한 원희룡 도지사의 정책이 전혀 없다. 도의원 5분 발언엔 즉각 반박자료 내더니 왜 이 문제엔 일언반구 말이 없냐"며 도지사 책임을 강조했다.

김경학 의원도 "도지사가 도두하수처리장 문제를 알고 있었음에도 제대로 조치하지 않았다면 경악할 문제"라며 "가장 우선순위의 제주도 현안으로 삼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사 문제도 지적됐다. 사실상 상하수도본부장이라는 막중한 자리가 공직 임기 말 요직으로 1-2년 단위로 잠깐 머물다 가는 식으로 인사이동돼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고정식 의원은 "전직 본부장들이 직무유기한 것과 다름없다."며 "임기가 많이 남고 열심히 일할 사람을 본부장에 앉혀야 책임있게 일하는 데 그러질 않았으니 '땜질'로만 문제를 해결해 온 것"이라며 이제라도 모든 문제를 수면위에 올려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월말 발령된 김영진 본부장은 나름 허심탄회하게 문제의 심각성을 고백하며 원 도정과 도의회가 인력 보강과 예산 확보에 도움을 달라는 호소를 이었다.

김 본부장은 "내년이 더 여건이 안 좋다."며 "현재는 90% 포화지만, 내년엔 100%가 넘을 수도 있다고 본다. 모든 여건이 최악이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내년 여름을 어떻게 버틸 것인가가 목표"라며 "개인적으론 운영방법은 민간위탁이나 공단으로 달리해야하지 않은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지금도 비상체제로 주야 근무중이지만, 일반적으로 3교대가 돼야 하는데, 전기직은 사실상 담당자가 혼자 근무하는 형태"라며 "수처리 부분 전문가, 전기와 기계, 환경 쪽 인력이 매우 부족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외에도 그는 △공무원 인력의 1-2년 교체 △전문인력의 태부족 △기계 시설의 노후화 △부족한 예산 등이 현재 도두하수종말처리장이 갖는 총체적 문제라 짚고, 11월 중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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