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이 길에서

2016 제주올레 걷기축제(2016.10.21~22)는

01코스와 02코스를 '역올레'로 진행된다.

 

01코스(15.1km, 4~5시간) 역올레는

광치기해변을 시작으로

터진목 4.3유적지~성산일출봉~성산갑문입구~오소포연대~시흥해녀의집~

종달리 바당길 입구~종달리사무소~알오름 정상~말미오름~제주올레안내소~

시흥초등학교를 끝으로 01코스를 마무리한다.

하루종일 비소식을 접하고 광치기해변으로...

올레꾼들은 벌써 광치기해변을 시작으로 성산 방향으로 향한다.

막상 나선 길 놀멍, 쉬멍, 걸으멍...

피할 수 없으면 차리리 내리는 비를 즐기며 올레길에서 만나는 모든 아름다움을 담아가자.

시야를 흐리게 하는 가을비, 뺨을 때리는 거친 바닷바람,

광치기해변의 아침풍경은 시작부터 조금은 힘든 하루를 예고한다.

그래도 길동무들과 만들어내는 꽉찬 하루

출발해 볼까요~

혼저옵서예

제주올레 걷기축제는

제주의 가장 아름다운 계절, 가을을 맞아

눈부시게 빛나는 제주의 자연 속에서

마음을 울리는 공연과 마을에서 준비한 맛있는 먹거리를 함께 나누며

여행자와 지역민, 내국인과 외국인이 하나가 되는 축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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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자연의 아름다움을, 제주마을의 푸근함을 온전하게 즐겨주세요.

제주올레 걷기축제는 여러분이 채워주실 때 완벽합니다.

주황색 화살표를 따라오세요.

안내글 따라 걸어 볼까요~

시작부터 가을비와 바닷바람에 힘들어하는 올레꾼들에게

격려의 박수와 깜짝 이벤트를 선보인다.

올레꾼들과 봉사자들이 함께 즐기는 걷기 축제가 이어진다.

올레길에는 비맞은 아름다운 들꽃들이 놀다가라 한다.

깃털모양의 잎과 하늘을 향한 별모양 유홍초의 빨간 유혹에

내리는 비에도 잠시 쉬어갈 수 밖에...

2시간쯤 걸었을까?

계속 내리는 비와 뺨을 때리는 바닷바람에 주위 풍광보다는

알록달록 무지개 비옷의 매력, 터벅터벅 땅만 보고 걷기를 반복하는 동안

음악소리와 함께 길게 늘어선 줄이 눈에 들어온다.

종달바당에서 직접 채취한 싱싱한 소라와 조개로 끓인 종달바당죽...

종달리부녀회가 직접 준비한 만찬이 기다린다.

식사메뉴로 올레꾼과의 의견 충돌이 생겼다.

참가비에 포함되지 않은 식사권 구매자에 대한 이해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종달리사무소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막 리허설이 끝나고

분주하게 움직이던 무대는 축제 한마당이 펼쳐진다.

배우 '류승룡'이 직접 나눠준 간식거리..

다리에 힘이 풀릴 즈음 올레꾼들에게 다정다감한 멋진 웃음과 힘을 실어준다.

올레꾼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한바탕 신나고 들뜬 공연이 끝나고 다시 시흥초등학교 방향으로

길 떠날 준비를 한다.

시멘트길을 벗어나니 가을의 왕자 '수크령'길은 흙탕물되어 뒤범벅이다.

내리는 가을비와 뺨을 때리는 바람, 풀내음과 흙내음이 코를 간지럽히는 즐거움도 잠시

비에 젖어 무거워진 내 등산화가 힘겹게 느껴진다.

인생의 희노애락처럼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을테고...

 

새알을 닮은 오름 '알오름'

정상에서는 시원하게 펼쳐지는 성산포의 넓은 들판,

바다위의 궁전 '성산'과 소섬 '우도', 그리고 땅끝 봉우리 '지미봉'이 불쑥 나타나고

시야가 흐리지만 한라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동부오름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말미오름은 형상이 마치 범이 포효하는 모습이어서

예로부터 마을에 큰 인물이 많이 난다는 설이 있다.

 

점점 무거워지는 흠뻑 젖은 등산화, 깔딱거리는 오르막길은

말미오름(두산봉) 정상으로 이어진다.

소섬 '우도', 바다위의 궁전 '성산'과 군량미를 쌓아놓은 '식산봉', 한반도 언덕을 찾았다.

흐린 날씨 탓에 선명하지 못한 아름다운 풍광을 상상하며

바라보는 탁 트인 바다풍경에 잠시 빠져본다.

올레길 첫 출발지~

제주에서 가장 먼저 해가 솟는 성산일출의 정기와 말미오름의 정기가

소망통나무에 글을 적어 매달아주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행운의 글이 적혀 있다.

드디어 도착한 제주올레 1코스 안내소에서는

기를 받아가라는 도사?의 외침이 이어지고 서슴없이 카메라에 담아준다.

응회환으로 된 수중분화구 내부에 2차적으로 생성된

화구구(火口丘)인 분석구를 갖고 있는 전형적인 이중식 화산체이다.

동사면에서 남사면에 이르는 화구륜은 침식되어 절벽을 이루고 있으며,

반대쪽인 북서쪽 사면에는 풀밭의 평지를 이루고 있다.

밭의 경계를 구분지었고,

바람과 방목하는 마소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던 밭담은

제주사람들의 삶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완만한 곡선으로 연결된 밭담은 독특한 제주의 풍경을 연출한다.

서귀포의 시작, 그리고 제주올레의 첫 마을 시흥리

시흥리의 설촌은 말미오름(두산봉)을 중심으로 약 500년전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 정의, 대정 등 3개의 행정구역으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정의군에 속한 시흥리가 '맨처음 마을' 이란 뜻으로

'시흥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제주에 부임한 목사는 맨 처음 제주를 둘러볼 때

시흥리에서 시작해 종달리에서 순찰을 마쳤다고 한다.

두산봉 정기를 받아 자리한 터전 '시흥초등학교'

파란하늘과 잘 어울리는 소박하지만 예쁜 교실 건물, 녹색의 아름다운 교정은

털썩 주저앉게 한다.

점점 거세지는 비에 조금은 움츠려들게 하지만

마지막으로 공연에 나선 가수 '장필순'과 배우 '류승룡', 올레꾼들과의 어울림은

제주올레 걷기축제를 채워주는 완벽한 하모니인 듯

역올레로 걸었던 꽉찬 하루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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