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주 관광산업은 호황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관광업계 종사자의 임금은 낮고 관광객 씀씀이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어서 질적 성장에 대한 고민이 높아지고 있다.

24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도내 관광 부가가치 추계 및 관광객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관광산업 성장률은 7.9%, 관광부가가치는 1조6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관광산업 종사자의 평균임금은 2천만원에도 못미쳐 관광산업에서 창출된 부가가치가 기업으로 귀속되는 등 소득 배분 불균형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산업 총부가가치에서 종사자 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47%에서 2015년 43.9%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자영업자 소득을 나타내는 영업잉여 비중은 34.5%에서 35.4%로, 고정자본소모는 6.9%에서 18.9%로 늘어났다.

2015년 기준 제주도 내 관광산업 종사자 보수는 7천억원, 영업잉여는 6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은행이 종사자 보수를 기초로 제주 방문 관광객에 의해 유발된 도내 관광산업 평균 종사자 수를 추정한 결과 지난해 기준 39만3천명으로, 이 가운데 신규고용은 2천237명으로 나타났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2천800여명 꼴로 총 1만4천여명이 관광산업 분야에서 신규고용됐지만,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숙박·음식업에 고용이 집중되는 관광산업 특성상 1인당 종사자보수는 1천820만원으로 여타 산업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은 현재와 같은 저임금 추세가 지속되면 소비 위축으로 지역경제 성장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별 관광업체의 영업잉여는 2010년 1억1천200만원에서 2015년 2억800만원으로 증가세에 있지만, 소셜커머스 등 여행상품 판매 확대로 경쟁관계인 여행중개업체 수익성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체험관광에 대한 투자를 통해 관광산업 종사자의 임금 수준을 높이고, 경영여건이 열악한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며 "시장을 교란하는 업체에 대한 단속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제주관광은 여행업체의 과당경쟁으로 저가 상품이 넘쳐나고 관광패턴도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관광관련 전문가는 "제주의 관광 상품 공급이 과당 경쟁으로 흐르게 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공급과 수요를 적절하게 배분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관광객 1500만 명을 눈앞에 둔 제주, 말로만 질적성장을 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진정으로 부가가치를 나눌 수 있는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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