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수감중인 엘시티(LCT) 이영복 회장

최근 우리나라를 뒤흔드는 사건 가운데 하나가 부산 엘시티(LCT) 사업이다.

이 사업은 부산 해운대에 101층 높이의 최고층 빌딩을 짓는 프로젝트로 건축 비리의 종합판이라고 말할 정도로 사업자 선정부터 인허가, 대출 보증과정까지 온갖 의혹투성이다. 또한 이 사건은 ‘최순실 게이트’에 이어 또 하나의 게이트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정국을 뒤흔들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구속된 엘시티(LCT) 이영복 회장이 지난 2012년 말, 중국 녹지그룹에게 사업 파트너로 참여해 줄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녹지그룹 한국 임원인 A씨의 제보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말에 이영복 회장이 만나자는 연락이 와서 부산 해운대에 있는 이 회장 사무실에서 함께 자리를 했어요. 그 자리에서 부산 엘시티(LCT) 사업에 참여를 제안 받았어요. 당시 이 회장은 이 사업에 대해 정부에서 투자이민제도를 허용해 줄 것이라고 장담했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녹지그룹은 이 회장의 얘기에 대한 신뢰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런데 다음해인 2013년 5월에 정부는 부산 엘시티(LCT) 사업에 부동산 투자이민 제도를 허용해 준 것이다. 투자이민제도는 외국인이 7억 원 이상 부동산에 투자하면 우리나라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그리고 지난해 4월 이 사업에 포스코건설은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사업성을 이유로 꺼리던 엘시티 사업의 시공사로 전격 참여했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을 비롯한 국내 대형 건설사 상당수가 시행사인 엘시티PFV로부터 먼저 사업 참여 제안을 받았으나 대부분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에 따라 참여를 거부했다.

현대건설은 2011년 말 엘시티 사업을 검토했지만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포기했고, 대림산업은 중국건축이 시공사로 참여하면서 단순 도급 업체로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했다가 중국건축이 손을 털고 나가면서 검토를 중단했다. 대우건설도 사업성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

반면 포스코건설은 엘시티 사업의 시공사 참여 제안서를 받은 뒤 사업성을 검토한 결과 수익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더구나 시행사가 부도가 나도 무조건 공사를 끝내는 책임준공 조건까지 선뜻 받아들였다.

하지만 엘시티 시행사인 엘시티PFV가 2008년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8년 동안 매년 10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낸 점을 고려하면 포스코건설이 책임준공 조건에 합의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책임준공 보증은 민간개발사업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신용공개 방법으로 특별한 혜택을 준 것은 아니다”며 “엘시티 사업은 착공과 동시에 1조원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를 받은 탄탄한 사업”이라고 반박했다.

이 회장이 엘시티 인허가 문제를 거침없이 해결했을 뿐 아니라 특혜성 행정 조치까지 받은 이면에는 정관계 유력인사의 도움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엘시티 시공사로 참여한 점과 16개 금융기관이 2조원에 가까운 자금 조달을 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 핵심 실세들의 개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영복 회장과 친분이 있는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한 달 곗돈 1000만원이 넘는 친목계를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검찰은 이 친목계를 통해 엘시티 사업 로비가 이뤄졌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해운대 엘시티 비리에 연루된 단서를 포착해 피의자로 입건한 현기환(57)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 사업과 관련해 알선이나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그 대가로 금품이나 향응을 받았는지도 수사 중이다.

제주에 들어와 제주헬스케어타운과 드림타워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국의 대형 부동산 기업인 녹지그룹은 이처럼 제주를 기점으로 한국 곳곳에 투자를 노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일본 진출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회장이 일본여행에서 돌아온 후 회사 전체에 일본에 투자할 거리를 찾아보라는 호령이 떨어졌다"고 한다. 이 회사는 올여름 가전양판점인 라옥스와 공동으로 지바(千葉)시에 상업용 부지를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의료와 노인 및 환자 돌봄 서비스 분야에 대한 일본의 노하우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봄 일본의 중견 돌봄 서비스 업체 매각설이 나돌자 "중국 기업 10개사 이상이 인수전에 뛰어드는 바람에 가격이 치솟았다"는 게 상하이 투자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아사히는 유망 일본기업 인수를 놓고 중국 기업들 간의 쟁탈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악수 나누는 녹지그룹 장위량(张玉良) 회장(2014년 6월 28일)

지난 2014년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제주헬스케어타운 개발에 뛰어든 중국 녹지그룹 회장 장위량(张玉良) 등 중국 기업가 대표 5명을 면담했다.

면담에서 장 회장은 녹지그룹이 총사업비 9억달러 규모로 진행중인 제주헬스케어타운 개발 현황을 보고했고, 박 대통령은 녹지그룹의 투자에 대해 치하와 격려를 했다.

녹지그룹의 제주 투자는 2011년 이후 상하이시위원회, 상하이시정부의 국가자본 및 국가기업에 대한 개혁과 '走出去'(해외로 나가 투자 하라)라는 전략 지침에 호응한 결정이었다.

이런 지침에 의해 한중 관광산업계의 첫 번째 협력프로젝트로 제주헬스케어타운에 9억달러의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최근 엘시티 사태를 보면서 녹지그룹 관계자는 당시 사업참여를 하지 않는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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