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도(썩은섬)는

서귀포시 강정동에 위치해 있는 국유지이다.

바다 속에서 폭발한 화산체에서 형성된 응회암으로 이루어져 있고

응회암은 쉽게 부서지는 특징이 있다.

하루에 두번 썰물 때마다 걸어서 들어갈 수 있고 바다가 갈라져 드러난 넓은 갯벌은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섬이기도 하다.

두머니물은

법환마을과 강정마을의 바다 경계선으로

이웃마을끼리 충돌이 생기지 않도록 서로 조심하고

잠수책임자 또는 상군들이 서로 만나 인사를 나누고 화합을 다짐하는 장소라고 한다.

주변 지역에는 논농사가 이뤄졌지만 지금은 하우스 단지로 변모했다.

바당올레가 아름다운 일강정

산국과 감국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바다가 그리운지 바다바라기가 되어버렸다.

한 걸음 걸을때마다 소박함에서 풍기는 은은한 향기에 멈춰 선다.

그러는 동안 썩은섬 '서건도'가 바로 눈 앞에 와 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바닷길은

12월인데도 따뜻한 날씨탓에 자연스레 겉옷을 벗게 만든다.

'조이통물'에서 기원한 풍부한 개울물이

썩은섬 앞 바닷가로 흘러드는데 이 조간대 지역을 '너븐물' 이라고 부른다.

썩은섬 앞 바다에는 종종 돌고래떼가 출현하기도 하고

바다가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 서건도는

섬 내부가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많은 방문객들이 찾는다.

 

때마침 물이 빠져나가는 시간이다.

머릿속에는 범섬을 그리지만 내 애마는 어느새 서건도로 향한다.

발걸음은 제법 빨라진다.

모세의 기적은 이미 일어났지만

초입에는 자박자박한 물 위를 건너야 하는 숙제가...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돌다리를 두드리며 걷는 모습이 재밌다.

바다갈라짐 현상은

평상시에는 육지와 떨어져 있는 섬이었다가

해수면이 낮아지는 저조시에 주변보다 해저지형이 높은 해저면이 노출되면서

육지와 섬이 연결되는 현상으로 모세의 기적이라 불린다.

서건도는 수중화산으로 섬 자체만으로도 귀중한 가치를 갖는데

바다가 갈라지게 되면 좌우 10m 이상 넓은 갯벌이 드러난다.

서건도까지 가는 바닷길은 

발바닥에 닿는 크고 작은 돌들이 조금은 힘들게 하지만  

돌들이 부딪쳐 달그락거리는 아름다운 소리는 맑고 경쾌하다.

썩은섬 앞 초입에는

커다란 바윗돌과 해녀상, 해양보호구역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은빛으로 빛나는 보리밥나무와 암모니아향의 우묵사스레피나무가 만들어준 아치는

섬 속의 비밀의 정원으로 들어가는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계단이 놓여있는 나무터널 속으로 들어간다.

잘 정비된 산책로에는

가을의 흔적 색바랜 낙엽들이 널브러진 채 둘레길로 이어지고

동백나무. 우묵사스레피나무, 보리밥나무, 소나무 등 상록수들이

만들어주는 그늘은 포근함이 느껴진다.

서귀포시 법환동 해안에 위치한 범섬은

천연보호구역 천연기념물 제421호로 지정 보호받고 있으며

범섬 상록활엽수림 및 흑비둘기 번식지이다.

호랑이가 웅크려 앉은 형상 같아서 범섬이란 이름이 붙여졌는데

큰섬과 새끼섬으로 분리되어 있는 무인도이다.

조면암질의 안산암으로 이루어진 주상절리의 해안단애와

규모가 웅장한 범의 콧구멍 같은 해식동굴과의 어우러진 경관이 아름답다.

숲을 빠져나오니

사방이 탁 트인 범섬이 보이는 바다풍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끝없이 펼쳐지는 수평선, 수면위로 비치는 햇살, 새들의 휴식처 뾰족바위, 고깃배와 좀녀,

보이는 아름다운 풍광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아름다운 산책 코스와 쪽빛 바다가 이루어진 바다위의 작은 정원이다.

섬 위의 비밀의 정원

정상에는 벌노랑이가 노란색으로 물들인다.

시간을 거꾸로 사는 아이들은 따뜻한 남쪽 겨울햇살 아래

바다 위에 떠 있는 범섬바라기가 되어간다.

에머랄드빛 바다가 들려주는 이야기

태왁에 의지하며 물 속으로 들어가는 좀녀의 숨비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자연이 내려준 특별한 선물을 품은 아름다운 강정마을

강정항 방파제가 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에서 내려가는 계단은 바닷가로 이어진다.

깍아지른 절벽 아래는 철썩이는 파도가 하얀포말을 만들어내고

바위 벽면에 공룡 한마리가 나타난다.

아기공룡둘리의 엄마인 목이 길다란 브라키오사우루스?

그런데 내려가서 보는 모습은 영 딴판이다.

까만눈을 가진 평범하고 자그마한 생쥐로 탈바꿈해 버렸다.

믿거나 말거나~

외돌개를 출발하여

돔베낭길~수봉로~법환포구~일강정바당올레~서건도앞~

강정천~월평포구~월평마을아왜낭목까지 이어지는 제주올레 7코스(14.7km)

그 중간에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썩은섬 '서건도'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

 

오래전 법환동과 강정동에

고래 한마리가 떠내려 왔는데 서로 자기네 마을것이라 다투다

결국 고래는 썩어서 '썩은섬'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길동무가 들려주는 얘기에 웃음으로 화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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