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제동씨가 7일 오후 제주의 촛불집회에서 '만민공동회'를 열고 시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여러분이 지금, 온 몸으로 민주주의 네 글자를 쓰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의 존엄을 세우고 연대의식을 확인하며 끝까지 갑시다.”

전국의 촛불현장을 다니며 시민들과 ‘만민공동회’를 열고 있는 방송인 김제동씨가 7일 오후 제주의 촛불을 함께 들었다. 그는 촛불을 든 시민들과의 대화에서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권리와 존엄을 강조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놓지 말자고 격려했다.

7일 오후 5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 도로에서 제주의 새해 첫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지난 10월 29일 첫 촛불집회이후 제12차 촛불집회로 주최측 추산 2000여명의 시민이 함께 했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7일 오후 제주의 촛불집회에서 '만민공동회'를 열고 시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만민공동회 시작 발언에서부터 “탄핵안 가결도, 특검도 모두 촛불을 든 시민들이 이뤄낸 것”이라며 “박근혜 피의자가 내려올 때가 아닌, 우리의 존엄을 확인할 때까지 함께 하자.”고 강조한 김제동씨는 시민과의 대화에서도 ‘시민의 힘’, ‘존엄’을 재차 강조했다.

헌법 전문의 제일 첫 문장에 새겨진 ‘국민’의 의미부터,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을 어긴 구체적 사실까지 설명한 그는 “헌법의 최종 해석권은 국민에게 있다.”며 “국가기관들이 헌법의 전문대로 움직이도록 국민이 힘을 발휘하자.”고 말했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7일 오후 제주의 촛불집회에서 '만민공동회'를 열고 시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 @변상희 기자

특히 그는 장기간 촛불을 든 시민들을 직접 격려하며 “전 세계가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배워야 한다고 주목하고 있다. 노벨평화상을 대한민국 국민이 받지 않을까 예상될 정도다.”며 “ 촛불 현장에서, 사회에서 소수자들의 인권을 존중하며 우리가 민주주의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분은 지금 민주주의 네 글자를 직접 몸으로 밀어 쓰고 있다.”며 “역사의 선배들이 민주주의 헌법 조항을 온 몸으로 새겨 넣었듯, 우리도 아이들이 사는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도록 끝까지 가자.”고 말했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7일 오후 제주의 촛불집회에서 '만민공동회'를 열고 시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시민들도 마이크를 넘겨받아 “지금 중요한 건 이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라며 촛불로 점화된 직접민주주의의 발전을 강조했고, “정책을 중심으로 판단하고 투표하자” “소수자에 대한 존엄도 있지 말자”등 사회의 변화를 위한 구체적 실천들을 공유하기도 했다.

법학을 전공한 현광진씨는 “대통령 자리에서 가장 필요한 건 고도의 도덕과 양심”이라며 “최고상위의 도덕개념인 헌법을 어긴 박근혜는 형사적 사실이 증명되는 것을 떠나서 이미 그 자리에 있으면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7일 오후 제주의 촛불집회에서 '만민공동회'를 열고 시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 @변상희 기자

사대부고에 재학중인 한 여학생은 “남녀노소 차별없이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 시국을 바꿔나가자”고 강조했고, 같은 학교의 한 남학생은 “앞으로 대통령을 뽑을 땐 인물이 아닌, 정책을 살피며 투표를 행사하자.”고 주장했다.

김기홍씨는 성소수자 등 사회소수자에 대한 시민의 편견도 바뀌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두가 평등한 사람이다. 생활 속에 평등을 녹여 모두가 존엄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정치인 잘 뽑는 것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서로를 소중하게 여기자.”고 말했다.

김제동의 ‘만민공동회’는 한 시간 반이 넘도록 이어졌다. 시민들은 비오는 날씨 속에 옷이 젖는 불편함에도 아랑곳 않고 촛불을 들고 끝까지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이날 집회는 1부 만민공동회에 이어 2부 행진, 3부 세월호 1000일 추모 집회로 이어졌다.

한편 집회에 앞서 세월호 참사 1000일을 앞두고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세월호 기억공간 리본' 주최로 '블랙기억 퍼포먼스'가 1시간여 진행됐다.

퍼포먼스에 고등학교 1학년 딸과 함께 한 시민 손영숙(제주시 연동)씨는 "큰 아이 수학여행이 끝나고 마중하러 공항에서 기다리던 때 세월호 참사가 있었다."며 "촛불집회는 오늘 처음, 이런 퍼포먼스도 처음이다. 진실을 꼭 밝혀야 한다고 생각해 이렇게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50여명의 시민들이 퍼포먼스에 함께 했다. 

한편 집회에 앞서 세월호 참사 1000일을 앞두고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세월호 기억공간 리본' 주최로 '블랙기억 퍼포먼스'가 1시간여 진행됐다. @변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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