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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할수록 돌아가라"
장기적 쓰레기 정책이 필요한 때
[기획⑤쓰레기의 늪? 쓰레기 정책의 늪!]
흔들린 '2020세계환경수도 비전'
급변한 상황 인정하고, 장기적 틀의 정책부터 마련해야
'자원순환'에 초점두고 지속가능한 정책 고민할 때
변상희 기자 | 승인 2017.01.13 11:45

[쓰레기 대란에 휩싸인 제주도. 이대로 가다가는 섬의 곳곳이 쓰레기로 채워질 판이다. 모두가 고심하지만 딱 맞는 답을 찾지 못하는 지금, 쓰레기 정책이 짚지 못 한 '제주도 쓰레기 대란의 근본 문제'를 하나씩 짚어본다. -편집자주]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013년 '2020세계환경수도' 비전을 선포했다. 공식적으로 세계환경 수도를 목표로 한 장기프로젝트다.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인증을 목표로 구체적 로드맵이 펼쳐졌다. 총 3단계로 나뉜 프로젝트는 2020년까지 ‘쓰레기 제로화 섬’ 등을 바라고 있다. 이제 3년 남았다.

처음 세계환경수도를 선포한 2013년에서 2017년 현재, 제주에는 많은 변화가 몰아쳤다. 급증한 인구와 관광객, 땅값 상승, 각종 인프라의 포화. 예상치 못했고, 준비는 미흡했다.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자신 있게 선포했던 세계환경수도 비전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13년 제주도가 선포한 '2020세계환경수도 로드맵'. @제주특별자치도

*세계환경수도 목표 달성에 '급한 행정, 급한 정책'

세계환경수도 로드맵 중 하나인 ‘쓰레기 제로환 섬’은 현재 제주의 최대 현안이다. 꽉 들어찬 제주의 9곳 매립장이 더는 제 기능을 못할 순간이 코앞이다. 늘릴 매립지가 없다. 2018년 완공될 동복리 환경자원순환센터를 바라보고 있지만, 그 이후를 장담하지 못 하고 있다. 언제 또 동복리 환경센터가 포화될지, 몇 년짜리 기능을 할지 아무도 모른다.

급한 행정은 일단 쓰레기 매립량을 줄이기로 한다. 자칫, 동복리 환경센터가 완공되기 전 제주도 전지역 쓰레기 매립장이 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놓은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지만 시민 반발이 만만찮고, 핵심은 못 짚고 드러난 문제만 없애려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제주발전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아무리 급해도 돌아가라 했는데, 이번 행정은 방향을 잘못 잡았다.”며 “강제적으로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제주의 쓰레기 대란 현실을 근본적으로 짚고 다각도의 노력이 함께 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은 어쨌든 시행착오가 없을 순 없다.”면서도 “그 전제하에 정책 시행 이전 충분한 고민으로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처음 시민들의 민원이 이어질 때 ‘반영하겠다’는 수용적 행정의 모습이 필요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제주의 클린하우스에는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 시행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변상희 기자

서영표 교수(제주대 사회학과)는 “지금 행정이 내놓은 쓰레기 정책은 최종단계의 정책이라 볼 수 없다.”며 “단지 새로운 수거체계, 행정편의성만 고려한 정책일 뿐 환경적 차원에서 접근한, 전체적 상위계획에서의 정책적 역량이 담기진 못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제주도에 필요한 정책은 지속가능한 생태적 방식의 정책들”이라며 “쓰레기와 도시계획 등을 연결지어 생각하고 장기적 관점의 정책 개발이 필요한 때 급한 현안만 잘라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급한 것만 잘라내다 보면 다른 곳에서 그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의 쓰레기 난리, 멀리 보고 과감히 투자해야.

2020 세계환경수도 달성이 중요하진 않다. 장기 프로젝트로 호언장담하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그 안에 상황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2020년에 맞춰 급하게 정책을 추진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의 정책 방향이 요구되고 있다. 환경이 제1자원인 제주도가 지속가능한 환경을 갖느냐, 잃느냐의 포인트가 바로 지금이기 때문이다.

채진영 사무국장(제주환경교육센터)은 지난달 30일 벤처마루에서 진행된 ‘자원순환 5대 제안’ 강연에서 “제주도가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쓰레기 정책 과제는 쓰레기를 ‘0’으로 없애는 게 아니라, 발생 쓰레기의 순환율을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는가에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쓰레기 문제를 ‘처리’에 중점을 두고 해결하려면 문제는 어려워진다.”며 “어떻게 활용하는가로 정책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량과 재사용, 재활용 등 쓰레기 처리 과정 전분야에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5일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도 쓰레기 문제에 대한 공개제안서’를 통해 “제주도 폐기물관리정책은 근본적인 해결방안 모색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의 협소한 판단으로는 도민사회의 갈등만 부추길 뿐, 핵심 정책이 될 순 없다는 지적이다.

환경연합은 “신규매립장과 소각장 건설만 바라보는 안일한 정책 대응으로는 ‘세계환경수도’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라며 “쓰레기 감량과 재활용 정책에 대한 노력, 적극적인 재정 투자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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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희 기자  yellow003@naver.com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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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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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sper 2017-01-24 16:42:32

    제주는 섬이다. 쓰레기 매립지 밑바닥은 도민의 생명줄인 지하수가 존재한다. 매립지의 물리적 한계가 문제가 아니라 환경의 문제이다. 철저한 분리와 재생을 한다해도 매립 방식은 반대이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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