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불출마를 선언했다. @YTN 보도화면 갈무리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제주지역 지지자들도 허탈감을 감추지 못 하고 있다. 박 시장과 인연이 깊은 고희범 전 제주4.3범국민위원회 공동대표(전 한겨레신문 사장)와 박희수 전 의장(제주도의회) 등은 “많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내보였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며 “더민주 당원으로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예상치 못한 박 시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제주의 지지자들도 아쉬움을 쏟아냈다. 일부 제주의 박원순 지지자들은 이달 31일 모임을 갖고 본격적인 대선 지지행보를 이어가기로 계획이 돼 있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14일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제주를 찾아 특강을 갖고, 대권 도전의 의지를 전했다. @변상희 기자

고희범 전 대표는 <제주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박원순 시장의 본인 선택이니 그 뜻을 존중한다.”면서도 “탄핵정국에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촛불집회를 가능하게 한 박 시장의 역할, 그의 정책 공약을 다른 후보들이 수용해 새로운 국가시스템을 만드는 데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건 대통령 한 명을 바꾸는 것이 아닌, 지방분권과 시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 기회를 잡는 것”이라며 “이번 대선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고 새 국가시스템을 만드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시장 지지모임인 [2017 분권나라] 공동대표인 박희수 전 의장(제주도의회)도 “비정치적 정치인으로 박 시장이 뿌리부터 정권을 바꾸리라 기대했지만 불출마를 선언해 많이 안타깝고 아쉽다.”고 했다.

그는 “박 시장이 얘기했듯 아직 국민에게 더 가까이 가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어쨌든 그의 선택을 존중하며, 당원으로서 이번 대선을 통한 정권교체에 뜻을 같이 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시민 지지자들도 박 시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허탈해 하면서도 정권교체의 목적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의 오랜 지지자인 농업인 A씨는 “누구보다 행정을 잘 아는 박 시장에 기대를 걸었지만 그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내렸으니 다음을 기약해야 할 뿐”이라고 아쉬운 마음을 내비치면서도 “어쨌든 정권교체를 위해 대선에 집중해야 할 때, 더민주의 과제가 산재해 있다. 결집을 흩트리지 않고 남은 과정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0월 대선 순회차 제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정권교체를 넘어 대한민국 시스템과 룰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했다. 제주4.3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장을 역임하기도 한 그는 이날 "제주4.3사건은 국가폭력으로 공소시효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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