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제주도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3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경영대전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부문 우수상인 행정자치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수상이유는 지난 2012년 골목상권살리기 추진단 구성, 골목상권 자체브랜드 출시, 제주은행과의 협업을 통한 골목상권 우대카드 출시, 제주사랑상품권 발행 등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한 점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사와 상관없이 최근 제주 지역경제는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 처해있다.

먼저 지난해 연말부터 얼어붙은 제주지역 소비자심리가 올해 들어서도 불안하다.

한국은행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2017년 1월중 제주지역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95.1로 전달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가 94.9로 외환위기 수준보다 더욱 떨어지며 2011년 3월(92.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위축됐다.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현재생활형편CSI(88)는 전달보다 2포인트 낮아졌다. 또한 가계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현재경기판단CSI(55)는 전달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다음은 도내 관광업계가 초긴장 상태다.

국내 정치 불안과 정부의 사드배치 추진으로 중국의 보복이 시작되면서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다. 도내 관광업계에선 “국가의 위기관리 허술로 제주 지역경제만 좀먹고 있다”라고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얼마 전까지 중국인 관광객들이 넘쳤던 제주시 연동의 바오젠거리는 폐업하는 점포가 한 두 개씩 늘면서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도내 특급호텔을 포함한 숙박업계와 대형 전세버스업체 등도 ‘메르스’ 사태가 있었던 지난 2015년보다 더 어렵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제주지역 가계부채도 심각하다.

제주도내 부동산 광풍과 저금리가 맞물리면서 제주지역 가계부채는 지난 8월 10조원을 돌파한 이후 그칠 줄 모른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정부가 금리인상을 개시하면서 한국도 금리인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만큼 서민가계 경제에 주름살이 몇 겹이나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소득수준은 낮은데 땅, 주택 값은 턱없이 오르면서 집을 담보로 빚을 내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다가 주택가격이 급격히 하락할 경우 집을 팔아 빚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또한 제주지역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게 나타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1월 제주지역 기업경기지수는 67로 한 달 전보다 2포인트 떨어져 전국 평균보다 7포인트 낮았고 지난 2013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70으로 한 달 전보다 11포인트나 떨어졌고, 관광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도 67로 2포인트 하락했다,

제주시 노형동에서 커피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58세)씨는 “2∼3년 전부터 점포 임대료는 턱없이 올라가고, 종업원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고, 대기업의 대형 프렌차이즈 매장은 우후죽순으로 몰려들어 장사하기 힘들어 죽을 맛이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다.

제주도는 이제 차분하게 지역경제를 챙겨야 한다. 제2공항 건설, 대단위 관광단지개발도 중요하지만 도민들의 기본적인 삶을 흔드는 밑바닥 경제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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