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 오영훈, 위성곤 국회의원과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20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제주 4·3 70주년,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과 토론회 자리를 마련했다.@제주투데이

제주4·3 항쟁 70주년을 맞아 그 진실을 지속적으로 알려내기 위해서는 대학 내 4․3평화학과 설치와 국내외 평화운동과 연계해야 한다는 제안이 제기됐다.

강창일, 오영훈, 위성곤 국회의원과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20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제주 4·3 70주년,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과 토론회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4․3 중앙위원인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4·3 진상규명운동의 회고와 과제’에 대한 기조강연을 통해  “제주대학 등 일부 대학과 연계하여 대학에〈제주4ㆍ3 평화학과> 같은 학과를 설치하고, 젊은 세대가 체계적으로, 학문적으로 4ㆍ3사건을 연구하고, 국내ㆍ국제평화운동으로 연계하는 노력을 벌였으면 한다.”면서 “제주도는 특별자치도로 지정되어서 행정당국과 대학이 의지만 있으면 조례와 학칙을 제정하거나 바꾸어서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해외 유학생도 선발하여 교육한다면 4ㆍ3사건의 국제적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 전 관장은 또 “제주 4ㆍ3사건의 연구와 역사적 평가는 향후 전문가를 어떻게, 얼마나 양성하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 4ㆍ3위원회와 4ㆍ3연구소 등이 그동안 힘겨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묻혀 있는 부분 즉 증언채록, 해외기록, 수형자와 연좌죄 실태, 유해발굴, 일본 오사카지역 등에 피신한 도민 실태조사, 항쟁기간 협동생활, 제주도민의 단선ㆍ단정 반대 여론형성과정, 4ㆍ3사건 이후 도민의 정신질환 실태연구, 유물ㆍ유적 발굴 등 연구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진단했다.

김 전 관장은 이 밖에도 ▲제주4·3과 제주의 역사와 연계한 다크 투어리즘 확대 ▲ 4·3에 대한 역사교육의 강화 ▲평화상생탑 및 4·3 오페라 제작 등을 제안했다.

강창일, 오영훈, 위성곤 국회의원과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20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제주 4·3 70주년,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과 토론회 자리를 마련했다.@제주투데이

*군법회의 실체, 미국 책임에 대해서 국제적 대응 필요

김 전 관장은 특히 “군법회의 실체와 실태를 조사해야 한다. 하루에 수백 명씩을 재판하고 조사결과, 공판조서, 소송기록 없이 3일만에 345명에 사형이 선고되고, 하루게 수 백명씩이 심리도 없이 처리되었다는, 그리고 형무소에 가서야 형량을 통보받았다는, 이 유령의 실태와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제주 4ㆍ3사건의 본질은 분단을 막고 평화통일을 이루자는 숭고한 통일정신에서 발원되었다. ‘단선ㆍ단정반대’는 곧 통일의 다른 표현이다. 따라서 4ㆍ3의 진정한 해원은 평화통일이다. 평화통일을 위해 더 이상 제주도를 군사기지화하는 일이나, 어떠한 외국의 군사기지도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20일 국회서 마련된 제주4.3 토론회에서 대학에 제주4.3평화학과를 설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주투데이

김 전 관장은 또 4·3 당시 미국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관장은 “제주 4ㆍ3사건은 미군정시기에 일어난 참극이다. 미군대령이 제주지구 사령관으로서 진압지시를 하고 주한미군사고문단의 역할이 컸다. 미국은 1897년 7월 7일 하와이 합병과정에서 자행된 학살과 인권유린에 100주년인 1997년 대통령이 공식 사과했다. 또한 제2차세계대전 당시 주미일본인 격리 수용에 관해 사과와 배상을 했다.”면서 “미국은 아메리카의 가치인 ‘문명사회의 기본원칙’을 무시한 제주 4ㆍ3사건에 사과하고 응분의 배상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를 위해 제주도의회가 공식 의결을 거쳐 미국 의회에 요구하는 방안도 검토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전 관장은 4․3의 성격에 대해서는 “진상규명보고서에서도 나와있듯이 4ㆍ3은 단독선거와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여 봉기한 도민들의 자발적 거사”라며  소수의 남로당 계열이 봉기에 가담한 것은 사실이지만, 도민의 절대 다수는 단선, 단정을 반대하는, 통일정부의 수립을 바라는 애국충정“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관장은 4·3 운동의 현재에 대해서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과거청산’의 과정을 보면 용서와 화해는 진상규명→사실인정→사죄→배상→역사교육→추모사업→책임자 처벌→사실기록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4ㆍ3사건은 아직  국제수준의 과정을 거치지 못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4·3 범국민적인 문제 과거사 청산 모범으로 만들어야”

2부에서는 오영훈 국회의원이 좌장을 맡아 양윤경 제주4·3 희생자유족회장, 박찬식 육지사는 제주사름 대표가 각각 주제발표에 나섰으며,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배인석 한국민예총 사무총장, 김성례 서강대 교수, 고창덕 제주특별자치도 자치행정국장이 각각 토론을 이어갔다.

양윤경 회장은 “제주만의 아픈 역사가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 세계 속에서 제주4·3의 정신을 이어갈 필요가 있으며 그 출발은 4·3 범국민위원회 구성”이라면서 “전국 시민사회단체에게 4·3 범국민위 참여를 호소 드리며 아픔을 넘어 정의를 통한 진실의 새로운 단계를 열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줄 것을 진심으로 제안 드린다.”고 강조했다.

박찬식 대표는 4·3 70주년은 “아픈 역사로서의 4.3의 ‘정의로운’ 해결이 필요하며 과거청산의 보편적 원칙에 입각하여 미완의 과제(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특별법 개정 등의 제도적 조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면서 “당시 도민을 피해와 희생의 대상만이 아닌 공동체와 역사의 주체로 바라보고 해방 후부터 전체적 흐름과 맥락 속에서 4.3의 역사적 성격을 규명하고 합당한 이름을 붙이는 과제도 중요하며 학술적 조명과 토론, 문화예술적 형상화, 사회적 공론화를 통한 국민적 합의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또 “기존에는 중앙 차원에서만 구성되어 주로 서울에서만 사업이 진행되었다. 강요배 역사화전이 부산, 대구, 광주에서 순회전시를 했지만 지역에서는 한 두 명이 의지를 가지고 진행했을 뿐이다.”이라며 “70주년에는 명실상부한 전국적 사업이 될 수 있도록 광역시를 비롯해서 가능한 한 많은 지역에서 준비단위를 구성해서 사업을 진행하도록 하고. 역사기행(순례), 강연, 전시, 공연 등 지역 실정에 맞게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현재 49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오는 3월 1일 관덕정에서 출범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전국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제주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 구성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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