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편집시간  2017.3.24 금 22:30
상단여백
HOME 칼럼 김덕남 칼럼
[김덕남칼럼] “어느 전직 지사의 노욕” 구설수개발사업자 품안으로 들어간 우근민 전지사, ‘도덕적 해이’ 논란
김덕남 주필 | 승인 2017.02.27 07:20

중국 야담(野談)의 우스개다.

노년의 친구 네 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장기와 바둑을 즐기며 인생의 담론을 나누는 사이였다.

이야기 끝이 시들해지자 한 친구가 제안했다.

“늘그막에 무슨 욕심이 있을까만 그래도 소망이 있으면 한 가지씩 말해보는 게 어때?.

하릴없는 심심풀이 놀이였다.

한 친구가 입을 뗐다.

“나는 더도 말고 돈 만 냥을 가져봤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했다.

두 번째 입을 연 친구는 “나는 양주 자사(楊洲 刺史·옛 당나라 최대 상업도시 주지사)가 되어 권세를 부리고 싶다”고 했다.

세 번째 친구는 “에이, 이 풍진 세상 나는 신선이 되어 학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세상을 유람하고 싶다”는 소망이었다.

세 친구의 소원을 들으며 빙긋이 웃기만 하던 네 번째 친구의 소원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말했다. “돈 만 냥을 허리에 찬 후 학을 타고 양주로 날아가서 자사 자리에 앉아 호령하고 싶다”고 했다.  세 친구의 소원을 모개로 원한  것이었다.

그것이 이뤄지든 말든 꿈은 언제나 황홀하다. 욕망은 그 자체만으로도 황홀한 꿈이다.

꿈은 그것을 이루려는 의지와 노력과 실천이 함께 할 때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욕망이 지나쳐 이를 수 없는 꿈을 꾼다면 그것은 망상에 불과하다.

그래서 우스개로 예를 둔 네 친구의 소원이 이뤄지느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여기서는 늙은이들 사이의 노욕(老慾)의 황당함을 일깨우기 위해 인용해본 것이다.

공자(孔子)는 일찍이 ‘노년기의 탐욕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청년기에는 쾌락을 쫓고 장년에는 야심을 쫒는 것처럼 노년기에는 욕심을 쫓는다’고 했다.

군자3계(君子三戒)는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17세기 영국 시인 존 밀턴도 “노인이 걸리기 쉬운 병은 탐욕‘이라 했다.

아무리 어려워도 자신의 분수를 지키며 가외의 욕심을 부리지 않은 무욕(無慾)의 삶, 분수와 부끄러움 알기를 체질화해야 아름다운 노년을 엮을 수 있다는 말도 있다.

그래서 노경(老境)에 이르러 평생의 지혜를 엮는 맑은 노익장(老益壯)을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신명나는 일일 것인가.

그러나 최근 제주사회 한 지도자급 원로의 처신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노욕(老慾)이 지나쳐 ‘아름다운 노년’, ‘맑은 노익장’에 구정물을 끼얹고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우근민 전 지사 이야기다. 그는 현직 원희룡지사 직전까지 도정을 쥐락펴락 했었다.

지난 1991년부터 2014년 6월까지 다섯 차례나 임명직 관선(官選) 또는 선출직 민선(民選)지사를 지냈다.

그랬던 그가 제주지역에서 대규모 건설 및 개발 사업을 하는 ‘부영그룹’의 고문직을 수락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처신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것이 우 전지사와 부영과의 관계에 설왕설래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부영은 전국각지에서 각종 건설 개발 사업을 하는 대기업 반열의 업체다.

제주지역에서도 대규모 아파트 건설사업, 대규모 호텔 건설, 리조트 건설 사업을 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두 개의 골프장을 소유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제주지역 일간 신문까지 인수했다.

도내 몇몇 고등학교에 기숙사를 지어 기증하며 기업 이미지 구축에도 신경을 써 왔다.

그러나 부영에 대한 도민사회의 반응은 그렇게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부영은 지난 2013년 전국적 문화예술계와 제주시민사회 단체의 격렬한 반대와 반발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건축 거장이 설계하여 지었던 건축물을 철거했다.

중문관광단지내 앵커호텔의 모델 하우스로 지어졌던 ‘카사델 아구아’가 그것이다. ‘카사델 아구아‘는 스페인어로 ’물의 집‘이라는 뜻이다.

맥시코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작품이다. 세계적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했다. 제주의 영원한 자랑으로 남을 만한 걸작이었다.

그런데도 부영은 문화적 가치보다는 눈앞의 기업이익만을 생각했다. 이를 철거해버린 것이다. 우근민지사가 재직했던 때다.

같은 해 우지사는 “중문관광단지 내 부영의 사업지구에 대해 투자진흥지구로 지정해줘 1천 몇 백 억원의 세제혜택을 줬다”는 ‘정경유착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부영은 또 중문관광단지 내 빼어난 절경 주상절리 인근에 총 1380실 규모의 호텔 4개를 짓기 위해 건축허가를 신청했다가 도 감사위원회에서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 허가가 반려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관사유화와 고도완화 특혜의혹 등 시비가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러기에 이런 현실에서 우전지사의 부영 고문직 수락에 대한 도민 사회의 시선이 고울 리가 없다.

부영으로서는 도정에서 일정부분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우전지사의 힘이 필요 할 것이다. 아직도 도청 내외에서 ‘우근민 사단’이 건재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행정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부영이 ‘우근민 사단’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하겠다.

그렇지 않아도 전직 군수나 도청 국장 출신 중 ‘우근민 측근’ 상당수가 부영에 스카우트 돼 근무했거나 근무하고 있는 것은 ‘공지의 비밀’에 속한다.

부영이 행정로비 등의 필요에 의해 우 전지사를 영입했든, 우전지사가 아직도 영향력 과시를 위해 부영의 부름에 응한 것이든 보기 좋은 현상은 아니다.

부영의 수하가 된 전직 도지사와 그의 측근들, 이로 인해 제주도정의 이미지는 물론 우전지사의 명예도 구겨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명예와 권위의 한계 영역을 벗어난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격(格)과 향(香)이 고약하다는 것이다.

정신과학에서는 남에게 악취를 풍기면서도 자신은 그것을 모르는 인격 장애를 '마늘애호가(Lover of Garlic)' 한다.

마늘 먹은 사람은 자기 입에서 나는 냄새를 느끼지 못하지만 주변사람들을 역겹게 하는 증상이다.

우전지사의 처신이 이런 평가를 받는다면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욕심이 노추(老醜)로 비쳐질까 걱정돼서 하는 소리다.

14
4
이 기사에 대해

김덕남 주필  kdn100455@hanmail.net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덕남 주필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제주투데이 소개기사제보광고안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삼무로 1길 5 정도빌딩 3층  |  대표전화 : 064-751-9521~3  |  팩스 : 064-751-9524  |  사업자등록번호 616-81-44535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제주 아 01001  |  등록일 : 2005년 09월 20일  |  창간일 : 2003년 07월 23일  |  발행·편집인 : 김태윤  |  청소년보호책임자 : 문춘자
제주투데이의 모든 콘텐츠(기사)에 관한,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7 제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ijejutoday.com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