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저만치

와 있는 줄 알았는데 겨울은 뒷걸음질 친다.

막바지 한파가 몰고 온 강추위는

한라산 겨울이 만들어준 비경 소금빛 '서리꽃'을 피웠다.

뜻하지 않은 겨울 선물

아름다운 겨울왕국이 만들어낸 하얀꽃 세상

나뭇가지마다 하얗게 피어난 서리꽃(상고대)은

순백의 환상의 길로 아침을 열어준다.

1100도로의 하얀꽃 세상은 환상의 길로

와우~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감탄사만이...

서리꽃이 만들어낸 환상의 길에서 잠시 쉬어간다.

소나무의 붉은 수피와 초록 깃털잎, 사이사이 하얗게 서리꽃이 만들어낸 조화는

찰라가 보여준 자연의 신비로움에 잠시 넋을 잃었다.

하얗게 피어 오른 서리꽃

내 마음까지 하얗게 씻겨내리는 듯하다.

아직은 구름 속에 숨어있는 아침해

햇살이 비치기 전에 겨울왕국 1100고지로 향한다.

차가운 꽃 서리꽃은

작은 물방울이 얼어붙어 나뭇가지마다 새하얀 꽃세상을 만들어 놓았다.

서리꽃은 작은 물방울(수증기)이 얼어 꽃처럼 생긴 무늬를 말하는데

눈이 내려서 나무에 달라붙은 눈꽃과는 다르다.

아침햇살에 보석처럼 반짝이는 서리꽃의 투명함에 가슴이 설렌다.

아침 햇살의 따사로운 온기는 금새 서리꽃을 녹아내려 물방울을 만들어버린다.

겨울의 끝자락

빛나는 상고대의 화사함 속에는 금방 녹아내릴 듯

제주의 눈이 아쉽기만 하다.

1100도로 휴게소에서 바라본

쳇망오름~병풍바위~이스렁오름~볼레오름으로 이어지는 겨울왕국은

그 어떤 아름다운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물방울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겨울 속 풍경은

눈부시게 빛나는 찰라의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낸다.

손이 시려 꽁꽁 얼어도 이런 풍경 앞에서 오래도록 머물고 싶다.

운이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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