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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기지 논란 제주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국방·외교 국가 전유물 아니…지역 입장 적극 개진해야
김동현 책임 에디터 | 승인 2017.03.08 21:37

또 다시 불어닥친 공군기지 논란

정국이 어수선하다. 10일 오전 11시면 탄핵 정국도 끝이 난다. 5월 대선이 불가피하다. 탄핵 정국에 국방부가 사드 배치를 강행하고 있다. 4월 안에 사드 운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보도도 있다. 국방부가 정권이 바뀌기 전에 사드 알박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제주의 상황도 어렵다.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 조치로 당장 11만 명의 중국인이 제주 관광을 포기했다. 제주도는 도지사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어 제주 관광 체질 변화와 시장 다변화를 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방, 외교의 문제를 지방정부가 해결할 능력은 없다. 정부의 대 중(中) 정책 변화를 바라봐야만 하는 처지다.

게다가 제주 해군기지에 이어 공군기지까지 제주에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공군기지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국회의원의 대정부질문에서 시작됐다. 당시 오영훈 의원은 10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지난해 말 국방부 관계자가 제주도청 고위 인사에게 전화를 걸어 성산 신공항 부지를 공군착륙장과 활주로로 이용할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관련 내용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지 않다. 정확한 것은 사실관계를 파악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의혹을 정면 부인하지 않은 애매한 답변이었다. 이때만 해도 단순 의혹제기에만 그쳤다. 제주도는 관련 보도가 나오자 해명 자료를 내고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국회의원이 국방부와 공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연달아 공개하면서 파문은 확대됐다. 위성곤 의원이 공개한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2021년부텨 2025년까지 5년 동안 총 2천950억원을 투입해 남부탐색구조부대를 창설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장 2018년에는 1억5천만원을 투입해 남부탐색구조부대의 부지 위치, 사업과 부대 운영 규모 등을 검토하기 위한 선행 예산이 잡혀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국방중기계획(안)의 연도별 예산은 2018년 1억5천만원, 2021년 8억7천만원, 2022년 80억7천만원이다.

당장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와 제2공항 반대대책위가 이러한 사실을 문제 삼으면서 파장은 커져갔다. 정부와 제주도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제주 제2공항이 공군기지로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었다. 시민사회의 비판에 대해 제주도는 이례적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제주 제2공항은 순수 민간공항이라고 천명했다.

제주도, 제2공항 순수민간공항 해명 불구, 군 태도는 여전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여전하다. 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제주에 공군기지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지난 1997년 국방중기계획(1999-2003)에 제주공군기지 계획을 반영했었다. 사업명칭이 2006년 제주공군기지에서 남부탐색구조부대로 변경되었고 지역 여론을 감안해 사업 추진이 미뤄졌을 뿐이다.

제주 제2공항이 건설 예정부지가 결정된 직후부터 이런 우려는 제기되었다. 일단 공항 부지 면적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025년 개항을 목표로 성산읍 일대에 496만㎡(150만평) 부지에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계획 자체가 공군기지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지난해 3월 제2공항 반대 온평리 비상대책위원회는 제2공항 예정지부지 면적이 기존 제주공항 면적인 364만㎡에 비해 36%나 넓다면서 제2공항 확장가능성 뿐만이 아니라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이어 몇 해 전 공군이 제주지역에 추진했던 공군전략기지(남부탐색구조부대)가 제2공항에 함께 들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의혹 수준이었다. 하지만 오영훈, 위성곤 의원이 연이어 관련 자료를 공개하면서 의혹은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일단 위성곤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자. 위 의원은 공군 관계자와의 면담 내용을 공개하면서 공군의 한 관계자가 '제2공항에 남부탐색구조부대를 설치하는 문제에 대해 가능성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 "남부탐색구조부대의 규모 등을 묻는 말에 공군은 '공항과 연계하는 경우 수송기와 헬기 3∼4대가 주기 하는 계류장과 비행 장비를 운용하고 사무를 볼 수 있는 건물 등 필수지원 시설만 있으면 되므로 기존 공군부대와 비교해 현저히 작은 규모'라고 설명했다"며 "이는 제2공항과 연계한 군부대 설치 계획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을 단순한 의혹만으로 보기 힘들다. 이유는 이렇다. 공군은 이미 수차례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제주에 해군기지가 준공되면서 공군 측도 조직의 확대 필요성을 오랫동안 제기해왔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당초 강정에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하면서 해군기지가 미군의 동북아 억제 정책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적이 있다. 사실상 제주 해군기지자 미군기지가 될 것이라는 의혹제기였다. 하지만 군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정의당 김종대 국회의원 등이 미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했을 때 해리 해리슨 미 태평양 사령관은 한국정부의 전략자산 한반도 배치 요청에 대해 줌월트 구축함을 진해나 제주기지를 모항으로 배치를 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타진해 큰 파장이 일었다.

해군기지 이어 공군기지까지, 美-中 힘겨루기에 제주만 애꿎은 희생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일본과 한국을 자신의 방어 체제 밑에 두고자 하는 전략적 필요성을 밝힌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결국 바다의 사드라고 불리는 줌월트가 제주해군기지를 모항으로 한다면 제주는 미국의 대중국 전초기지가 되는 셈이다. 여기에는 미국 7함대가 중국에 대한 군사압박의 수단으로 제주해군기지를 모항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는 군사전략이 숨어 있다. 미국의 7함대는 걸프전에 참전했던 미 해군 최고의 정예 부대이다. 함대 단독으로 세계 7위의 전투력을 지니고 있는 미 7함대가 한두달 정도 제주해군기지를 모함으로 삼는다면 중국은 당연 긴장할 수밖에 없다.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이 반발하고 있는 배경에도 사드 배치 자체가 아니라 미국의 대중국 군사 전략에 대한 반발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 제2공항의 군사기지화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한국의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중국과 미국 두 대국 사이에서 그야말로 피 말리는 외교전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동아시아의 패권을 둘러싼 두 나라의 사이의 싸움에 제주가 한 가운데 있게 된 것이 바로 이번 제주 제2공항 군사기지화 논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실효성 없는 기자회견보다 지역의 입장 개진하는 정치적 해법 모색 필요

중국의 사드 보복은 어쩌면 시작이다. 사실상 국정공백 상태에서 한국 국방부의 핵심세력들이 미국 우선주의 전략을 계속 강행할 경우 제주가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많지 않다. 제주도가 관련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순수민간공항이라고 천명하는 기자회견이 공허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인가. 문제의 핵심은 제주해군기지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민군복합관광미항이라는 명칭이 허울뿐이라는 사실을 제주도정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대선 정국에서 제주 지역의 생존을 위한 새로운 국방, 외교 전략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강조해야 한다. 국방, 외교문제가 지방정부의 몫이 아니라는 설명은 공허하다. 생존이 없으면 삶이 없다. 우리의 삶을 위해서라도 원희룡 지사의 전향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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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책임 에디터  jacksni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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