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이 남부탐색구조부대를 제주 제2공항에 설치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제주도가 제주 제2공항을 순수민간공항이라고 천명한지 이틀만에 공군이 공군기지 설치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그간 의혹으로만 제기되었던 제주 공군기지 건설이 사실로 드러났다.

정경두 공군참모총장은 9일 오전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서 열린 ‘딘헤스 미 공군대령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해 공군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총장은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에 대한 비판여론을 인식한 듯 “제주도민들은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면서 “앞으로 관련기관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배석한 이성용 공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소장)은 이어 “남부탐색구조부대는 지난 1997년부터 반영되어 왔다”면서 “그간 여건이 부합되지 않아 다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남부탐색구조부대의 창설 필요성에 대해서 “유사시 구난구조를 위한 긴급 출동으로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면서 남부탐색구조부대를 출동에 따른 동선 등을 고려해 제주에 배치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부대 규모는 수송기과 헬기 각 3~4대로 부대 배치 병력은 200~300명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소장은 부대 설치와 관련해 국토부, 제주도와 사전 협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전 교감은 전혀 없었고, 공식적인 협의도 없었다. 이제부터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부대 내 전투기 배치에 대해서는 “전투기 배치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공군이 국토부, 제주도와 협의 없이 제2공항 내에 부대 설치를 계획하면서 그동안 순수민간공항으로 건설될 것이라는 제주도의 해명은 머쓱하게 되었다.

특히 제주도와 전혀 협으가 없었다는 공군의 설명을 감안한다면 공군이 사실상 제주도를 배제한 채 사전 계획을 수립한 상태에서 제주도에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셈 아니냐는 논란도 제기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제2공항 내 공군기지 설치를 둘러싸고 공군이 지역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제2공항 반대대책위 관계자는 “공군이 이번 설명으로 제주 공군기지 계획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면서 “제주도의 여론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공군의 태도도 문제이지만 제주도가 만약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면 그것 자체로도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제주군사기지 저지 범대위 관계자는  "공군 책임자가 밝힌 그 정도 규모면 2000억 이상 세금 쓸 필요없이 기존 국제공항을 사용하거나 해경이 책임지고 탐색 구조 활동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 현재 제주공항에는 615비행대대가 있는 만큼 군대끼리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작전운용에도 효율적일 수 있다" 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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