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가 제주 크루즈 산업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1시쯤 제주항에 도착한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11만4000t급)에 타고 있던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3,459명 전원이 하선을 거부했다.

이는 사드배치에 불만을 품은 중국의 방한 관광 중단조치 발표 이후 크루즈 승객 전원이 하선하지 않은 경우는 처음이다.

당초 이 크루즈에 탑승한 유커들은 제주도에서 8시간 정도 쇼핑과 관광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4시30분쯤 다음 행선지인 일본 후쿠오카(福岡)로 서둘러 떠났다. 이 크루즈의 제주 현지 대리점인 삼다쉬핑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눈치를 살펴 하선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전세버스를 80대나 동원했는데 예고도 없이 안 내리면 어떡합니까. 기름값 날리고 운전사들도 하루 완전히 공쳤습니다”라고 제주도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의 한 관계자는 12일 분통을 터뜨렸다.

입국 수속 등 출입국과 통관 검역 절차를 위해 대기하던 공무원들과 제주항 외항을 관리하는 해운조합 등도 한마디 예고 없이 발생한 상황에 크게 당황했다. 이들을 기다리던 면세점 등 제주 지역 유통업체들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제주도 관계자는 입·출항료, 접안료, 터미널 이용료, 예선료, 도선료, 청소료 같은 용역비를 금액으로 계산했을 경우 7,341만 원이 날아간 셈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제주 크루즈 산업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크루즈선은 10개 선사 25척.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은 120만 명에 달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보복성 여행 제한 조치’에 따라 이번 코스타 세레나호를 비롯해 코스타 아틀란티카호(8만5000t급), 차이니스 타이산호(2만2400t급), 코스타 포츠나호(10만2000t급), 스카이시 골든에라호(7만2000t급) 등 크루즈선 5척이 12월까지 제주 기항 157회를 취소했다. 당초 올해 제주에는 20개 선사가 28척의 크루즈를 총 703회 기항할 예정이었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 출항하는 크루즈선이 9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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