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이후 중국서 제주로 오는 크루즈가 모두 끊겼다. 하늘길도 마찬가지, 중국 17개 도시 제주행 항공 98편이 취소 또는 운휴에 들어갔다.

지난해 동기 중국관광객 누계(2016년 1~3월) 대비 올해 중국관광객수는 현재까지 총 6.5%가 줄었다. 중국관광객을 주로 상대하는 도내 여행사 31개소에서 여행상품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인들로 북적이던 쇼핑거리와 유명관광지가 한가해졌다. 중국 방한금지령이 내려진 지 한달도 안돼 중국인들이 제주서 대거 빠져나갔다.

*중국인 빠진 자리 '내국인' 

반면 내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동기대비 누적 관광객수가 올 들어 8.9%가 늘었다. 중국이 제주로 향하는 하늘길을 닫자, 내국인이 그 자리로 들어오고 있다.

3월 비수기를 지나 수학여행과 계절관광 등 단체여행객들이 본격적으로 제주를 찾기 시작하면, 위축된 '관광시장'이 내수로 채워질 것이란 기대다.

제주도 관광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들이 빠져나가면 제주 관광에 당장 위기가 닥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일부 업체의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도민이 체감할만큼 관광시장이 흔들리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유커(단체관광객)의 경우, 중국 자본계 여행사를 통해 제주를 방문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숙소도 저가를 이용하거나 관광지도 성산일출봉 등 싼 곳을 방문하는 특징이 있어 전체 관광시장에 영향을 줄만큼 타격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방한금지령' 가장 큰 피해는 '중국자본'

중국의 한국관광금지령이 나온 후 제주특별자치도가 8일부터 내놓는 일일동향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 여행상품 취소 피해를 입은 도내 여행사는 현재 31개소. 이중 21개소는 중국계 자본 여행사다.

또 나머지 10개소는 제주도 도민업체이지만 대부분 개별관광객 취급 여행사로 중국의 유커가 줄었다고 당장 큰 피해를 입는 곳은 아니란 판단이다. 

관광협회 관계자는 "제주도 도민업체 여행사 중 비교적 큰 규모로 중국 단체관광객(유커)를 집중 유치하는 곳은 1~2군데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도내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70%이상을 뉴화청국제여행사 등 중국계 자본이 차지하고 있어 실제 피해를 입는 제주도민업체는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쇼핑의 거리에 위치한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의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맞지만, 그동안 중국인 유커들의 관광상품과 프로그램을 보면, 도민의 살림에 그닥 보탬이 되지 않았다."며 "중국계 자본 여행사가  중국자본계 숙박과 음식점들, 쇼핑업체를 둘러보는 게 대부분의 중국 유커 관광상품"이라고 말했다. 

*다변화 전략, 하늘길부터 열어야 

제주도는 중국 관광객 감소로 일본과 대만, 동남아 등을 타겟으로 정해 시장다변화 전략을 짜고 있다. 관광시장의 일차 필요조건인 '접근성'부터 잡아 관광시장을 열겠단 계획이다. 

중단됐던 대만 항공노선이 이달 말부터 복항되고 6월부턴 주 4회로 증편된다. 일본도 도쿄와 오사카를 취항하는 노선을 대형기종으로 변화를 주겠다는 계획이다. 필리핀도 오는 5월과 6월부터 전세기를 추가할 방침이다.

문제는 제주국제공항의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이다. 중국 유커를 태운 전세기가 한창 제주를 찾을 때 제주공항에선 시간당 35대의 비행기가 떴다. 2분에 한 대꼴이다.

이중 중국 23개도시 96편 가량이 줄어든 지금, 슬롯의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아직 일본과 동남아 등 새롭게 타겟을 잡은 관광시장의 접근성을 높일 '슬롯 재배정'이 되지 않았다. 

도 관계자는 "좋은 시간대의 슬롯을 잡아야 해당 국가의 관광객들을 모으기 좋다."면서도 "하지만 해외전세기에 대한 항공 슬롯은 인색한 편, 늦은 밤이나 아침대로 배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슬롯이 단순히 항공 시간 배정만 의미하는 게 아니라 회사별, 국가별 '이익'과도 연결돼 있어 슬롯배정이 지자체가 원하는 대로 반영되기가 어렵다."며 "슬롯 확보가 해외시장을 여는 관문인만큼, 지자체의 의견이 슬롯 배정에 반영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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