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토라고분 앞에서

"그 엣날, 한반도로부터 도래한 우리들의 선조들이 남긴 일본문화의 발상지 아스카무라(明日香)를 작년에 이어 재탐방합니다."

"고대부터 <경주에 여행 가면 나라(奈良)가 생각나고, 나라에 여행 가면 경주가 생각 난다>고 불리우는 "일본인 마음의 원점"인 나라현 아스카(飛鳥)지방."

"재일(동포)에게 있어서도 무언가 마음을 끌리게 하는 한민족의 DNA가 마음의 풍경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원풍경들이 점재(点在)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이노쿠마 카네마쓰(猪熊 兼勝.80)교수와 함께 고대의 로망을 밝히게 됩니다."

<도래문화의 고향. 아스카무라(飛鳥村) 탐방>이라는 제목으로 "오사카한국상공회의소"가 보낸 참가자 모집 안내문이다.

경제단체가 보낸 공문 안내장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세련된 시적 언어들의 나열은 고고학 팬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흥미를 돋구는 아스카무라탐방이었다.

4월 22일(일) 오전 참가자들은 장철남(張哲男) 당 상공회의소 사무국장 안내로 오사카시 덴노지 아베노역에서 9시 20분 급행열차를 타고 10시 2분에 아스카역에 도착했다.

"오늘은 우리 선조들이 발자취가 남아 있는 아스카무라를 탐방하게 됩니다. 날씨도 좋은 오늘 고대 도래문화를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제주 한림이 본적지인 재일 2세 홍치원(洪致原) 오사카한국상공회의소 회장이 70여명의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했다.

"아스카는 우리 도래문화의 발상지입니다. 오늘 이 탐방을 기획해 주신 홍치원 회장님과 안내해 주실 이노쿠마 선생님께 감사 드립니다."

하태윤(河泰允) 주오사카한국총영사의 인사와 이노쿠마 카네카쓰 선생의 안내 설명이 끝난 후, 일행은 첫 탐방지 타카마쓰쓰카고분을 향했다.

이노쿠마 선생은 고고학의 권위자로 <고도 아스카 보존재단>의 이사로 있으며, 2016년도 4월에는 천황부부가 타카마쓰쓰카벽화관 방문 때, 안내를 하면서 설명했었다. 

아스카시대는 서기 592년부터 710년까지 약 118년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아스카시대의 특징은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불교의 공인과 발전상이다. 일본 최고(最古)의 아스카데라(절)도 있다. 둘째. 정치 질서의 확립과 율령(律令)정치의 시작이었다. 셋째. 문화의 발달과 국제성이다.

이 국제성이 바로 타카마쓰쓰카고분과 키토라고분군이다. 1972년에 발굴된 타카마쓰쓰카 고분은 고구려 벽화를 연상 시키는 그림들로 넘쳐났다. 조성 시기는 후지와라쿄유기시대의 694년에서 710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벽화 소재는 인물상, 해와 달, 사신과 별자리들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동벽앞에서부터 남자 군상, 청룡, 그 위로 해, 여자 군상이 있다.

서벽에는 이와 대비되어 앞에서부터 남자 군상, 백호, 그 위에 달, 여자 군상이 그려져 있다. 남녀 군상은 모두 4인으로 모두 16명이 그려져 있다. 색체가 뚜렷하고 선명한 여자 군상은 <아스카미인>로 불리워지고 있다.

타카마쓰쓰카벽화 모형(실체의 벽화는 색체의 열화로 수리 중에 있음)을 재생한 벽화관을 관람 후, 이 고분을 둘러보고 히노쿠마데라를 거쳐 키토라고분으로 갔다.

오사카상공회의소에서 나눠 준 카키스시(감잎으로 싼 스시)와 오차로 키토라공원의 따뜻한 봄볕 속에서 삼삼오오 혹은 부부끼리 먹는 점심 풍경은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고 평화스러웠다.

이 모습들은 고대 우리 선조들에게 유구한 역사 속에 손꼽아 기다렸던 후손들의 방문으로 투영 됐을런지 모른다. 잘 찾아 왔다는 반가움과 보이지는 않지만 바로 곁에서 지켜 주는 것 같은 아늑함을 필자는 느꼈다.  

점심 식사 후, 키토라사신관을 견학하고 키토라고분을 둘러보았다. 1983년과 1998년도 내부 조사로 천문도와 4신상 중의 3체(현무, 백호,청룡)가 확인되었다.

그 이후 발굴 조사로 4신상의 나머지 일체 주작과 수두인신(獸頭人身) 12지상이 발견되어 높은 학술성 가치 속에 2000년도에 특별사적으로 지정되었다.

타카마쓰쓰카고분에 필적하는 키토라고분은 아스카의 중심문화가 되고 있다. 이렇게 세기적 발견이라는 이 두개의 고분의 피장자(被葬者)는 아직도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로 인해 피장자에 대한 제설이 난무하고 그때마다 갑론을박이 박차를 가해서, 그게 다시 고분에 대한 인기를 모우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키토라벽화 공개>. 2017년도 제3회 공개가 오는 5월 14일부터 6월 11일까지 실시되는데 지금 응모자들을 모집 중에 있는데 그 비율은 아주 높을 정도로 국민적 관심이 크다.  

이외에도 둘러보고 3시 지나서 해산했지만, 오사카부 사카이시(堺市)에 사시는 동포 정원환(鄭元煥. 91)  할아버지는 작년에도  참가했는데 그 건강과 행동력에 박수 갈채를 받았다.

아스카 지명은 두개의 한자로 불리고 있다. 딱부러질 정확한 정의와 개념은 없지만, 행정상의 의미로 사용할 때는 아스카(明日), 문화적인 의미일 때는 아스카(飛鳥)라고 한다. 

오사카한국상공회의소 주최 문화 기획 탐방은 지금까지 연중행사로 해마다 열리고 있는데, 산토리 위스키 제조 공장 등도 찾아가는 다각적이고 신선해서 높이 평가 받고 있다. 

이 기획에는 오사카대한부인회를 중심으로 여성 참가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여성 참가인 경우에는 각 가정의 안방까지 이 탐방 문화가 화제가 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참가할 것이다.

하태윤 오사카 총영사는 작년은 물론 올해도 부부가 참가했다. 하태윤 총영사의 개인적 관심과 연구 차원을 떠나 오사카 한국 공관을 대표하는 공인으로서 한.일문화교류의 정보 발신에 스스로가 적극 참가하는 모습에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필자는 되도록이면 일본인 지인들에게도 연락해서 같이 이 탐방 기획에 참가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를 공유함으로 인해서 더욱 한.일이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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