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방훈 정무부지사가 전격 사의(辭意)를 표명했다. 이달 말 사퇴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급격한 신상 변화나 직무수행에 특별한 하자가 없는 상황에서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은 내년 6월 13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정작 본인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연막을 치고 있지만 내년 도지사 출마를 위한 행보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사의 표명’이 ‘내년 도지사 출마 선언’으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다만 그를 정무부지사로 기용했던 원희룡 지사와의 관계 정립에 고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하 관계’에서 ‘경쟁 관계’로의 입장 변화에 따른 인간적 도리와 미안함, 정치적 입지 사이에 심리적 갈등이 만만치 않았을 터였다.

아무렴, ‘정치는 생물’이라 했다. 상황에 따라 입장이 변하는 예측불허의 생물체가 정치라는 동물이다. 정치의 불가측 상황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정치의 세계에서는 때로는 동지가 적이 되고 적이 동지가 되기도 한다.

이익을 위해서는 ‘적과의 동침’도 서슴지 않는다는 것이 고약한 정치의 영역이다.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도 “정치란 인간관계의 스포츠”라 했다. 선의든, 악의든, 사람과 사람사이의 경쟁 구도가 정치라는 뜻일 게다.

아무튼 김부지사의 사실상 ‘도지사 출마선언’은 내년 도지사 선거의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그것이 미풍에 그칠지 태풍 급이 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김부지사와 원지사간의 미묘한 관계변화가 예상된다. 지금까지의 ‘상하’구도가 ‘경쟁’구도로 전이되는 과정에서의 갈등구조가 형성 될 수도 있다. 양쪽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어찌하든 김부지사의 행보는 내년 도지사 출마 예상자들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벌써부터 구체적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먼저 집권 여당인 더불어 민주당의 경우, 본선 보다 예선전이 더 치열해지고 그것이 본선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대충 3명이 거론되고 있다.

처음에는 국회 3선 경력의 김우남 민주당 전 의원과 민주당 소속의 문대림 도의회 전의장의 경쟁구도가 오르내렸었다.

그러다가 최근 문 전 의장은 후보군에서 멀어지고 있다. 청와대 제도개선 비서관으로 내정 됐다는 소문이 돌면서다.

이와함께 국회민주당 강창일의원과 여권일각에서 JDC 이사장을 지냈던 김한욱 제주도 전 행정부지사를 밀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에대해 본인은 심각하게 거취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정치 행정분과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송재호 제주대 교수가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송교수는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대선 싱크탱크인 ‘정책공약 국민 성장’에서 정책기획 관리 분과 위원장을 맡았었다.

2012년 대선 때도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던 제주출신 중 대표적 문재인 인맥으로 꼽히고 있다.

그래서 ‘지방분권과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문재인 정부 주요 국정 과제의 성공을 위해 ‘송교수를 차출할 것’이라는 소문인 것이다.

여기에는 “정부 요직에 기용되지 않는다면“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당사자의 생각이나 소문의 진위여부에 관계없이 송교수가 내년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인척으로 맺어진 송교수와 원지사의 불가분의 관계를 들어 송교수 도지사 출마를 ‘소설 속 이야기’로 밀어내 버리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부자지간도 경쟁관계로 만들어 버리는 요물이 정치 세계다. 두고 볼 일인 것이다.

야권의 경우 김정무 부지사의 ‘정치 포석’말고는 정중동이다. 뚜렷한 낌새가 보이지 않는다.

물론 원지사의 경우는 상수다. 원지사는 바른정당 소속이다.

여론은 원지사의 내년 도지사 재선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원지사에게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무대를 중앙정치로 옮기기에는 현시점에서 상황이 녹록치 않다.

여기에다 제주제2공항 문제, 교통문제, 난개발과 환경문제 등 당면 현안 해결을 위해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임기 4년에 대한 도정수행 평가문제와도 연동돼 있다.

자유한국당의 경우 아직은 강하게 어필되는 인사의 이름이 나오지 않고 있다.

간혹 강지용 도당위원장의 이름이 거론 될 정도다.

최근에는 보수로 회귀한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의 이름도 뜬금없이 나오고 있기는 하다.

‘제주의 난제를 풀 추진력 강한 카리스마 리더십이 필요하고 신 전지사가 적임자‘라는 일각의 술자리 담화 수준이다.

김부지사는 친정인 자유한국당에 복당해 당내 경선을 거칠 것인지. 무소속으로 직행할 것인지에 대해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아직 거론되는 주자 군이 뚜렷이 부각되고 있지는 않지만 ‘국민의 당‘이나 ‘정의당‘도 공당으로서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없다는 시각이 많다.

이렇게 될 경우 도지사인 경우, 여야 5당과 무소속 등 5~6명 선의 후보자가 도지사 선거의 전선을 형성할 것이라는 셈법은 가능해 진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는 통상의 경우처럼 1여(與) 다야(多野)의 경쟁구도가 분명해 보인다.

지방선거는 아직 1년도 더 남았다. 그 사이 선거판을 흔들 크고 작은 변수는 많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내년 지방선거의 구도와 결과를 예측한다는 것은 ‘장님 코끼리 만지는 수준’ 정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설령 그렇다하더라도 현상을 감안하고 상상력을 동원 할 수는 있는 것이다.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한다면 내년 지방선거의 실루엣은 어렴풋하게나마 어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 5월 30일과 6월 1일 사이 한국 갤럽의 ‘대통령직 직무 수행 평가나 정당지지도 여론조사 결과’도 인용 가능한 자료다.

여기서 응답자의 84%가 “문재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7%였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역대 대통령 중 최고치다.

정당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50%였다. 다음이 국민의 당 9%, 자유한국당·바른정당·정의당이 각 각 8%였다.

내년 6월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 1년차에 치르는 선거다. 문재인 정부 중간 평가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최근 대통령의 파격행보와 기대감을 감안하고 민주당이 50%지지도를 선거 때까지 견인 할 수 있다면 집권여당에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것이다. 그만큼 집권여당 프리미엄을 톡톡히 볼 것이다.

‘정권 심판론’이나 ‘견제론’보다 ‘국정안정론’의 우세가 점쳐지는 이유다.

따라서 내년 지방선거 기상도는 여권은 ‘맑음’이나 ‘쾌청’, 야권은 '잔뜩흐림‘이나 ’비 날씨‘로 예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날씨는 언제 바뀔지 모르는 일이다. 여론도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다.

숱한 변수가 숨어 있는 것이 선거판이요 선거 결과다. 선거에서의 이변과 기적은 여론의 종속변수나 다름없다.

집권여당인 더불어 민주당이 잘나간다고 교만에 빠지지 말아야 하고 지리멸렬 상태의 야권이 좌절의 늪에서 허우적거리지 말아야 할 당위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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