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장

지난 2016년도 한국공항공사 직원 1인당 봉사활동 시간은 약 17시간이다. 전 직원의 70%를 웃도는 인원이 연간 최소 1회 이상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요즘은 초등학교에서부터 봉사를 필수화하고 학교에 따라 의무 봉사시간을 정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

서구 선진국에서 흔히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불리는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영전략 차원에서 실행하는 필요요건이 된지 오래다.

소음대책지역 등 공항인근 지원 강화

우리 공사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분야별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크게 세 분야의 실행전략을 설정하여 사회공헌활동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고자 한다.

소음대책지역 등에 초점을 두고 지역사회 지원활동을 전개하는 것을 그 첫 번째 전략으로 하고 있다. 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공항 인근 용담, 도두, 이호동을 중심으로 사회복지기관과 연계하여 소외계층 지원 복지사업을 추진하고, 제주시 자원봉사종합센터와 함께 독거노인 정서 안정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 3월에는 우리 공사의 주도로 매우 의미 있는 결연 행사가 열렸다. 단위 기업 차원에서 그동안 진행해 온 사회공헌활동을 보다 체계화하기 위하여 제주공항 25개 단체가 참여하는 ‘제주공항 연합 봉사단’을 결성하게 된 것이다.

봉사단은 매월 1회 봉사 활동하는 날을 정하고, 공항 인근지역을 중심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주공항 상례적 유지관리에 필요한 사업을 통해 약 1500여명에 이르는 지역 주민에게 일자리도 제공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후원 등 사회공헌 특화 프로그램 운영

두 번째 전략은 사회공헌활동을 기업이미지와 연계하여 특화 브랜드로 발전시켜 가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주노동자, 결혼이주민의 유입으로 이미 다문화 사회로 변모하였다. 이에 착안하여 우리 공사는 경제적 이유 등으로 오랫동안 고향을 찾지 못했던 다문화가정의 모국 방문을 2010년부터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30회차 사업이 마무리 되었고, 올해도 2회에 걸쳐 베트남, 필리핀, 중국 이주민 100가정의 고향 방문을 지원할 계획이다. 덧붙여 다문화가정 2세를 대상으로 어머니 나랏말 교실, 영어 학교를 운영하고, 청소년 대상 해외 캠프도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1세대의 한국 정착 지원에서 2세대의 미래성장 기여로 사업 성격을 고도화 하고 있다.

교육기부로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생태계 조성

세 번째 전략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힘을 보태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우리 공사는 교육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항공산업의 미래에서 지속적으로 성장이 전망되고 있으나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등으로 전문 인력 부족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국내대학과 산학 협력을 통하여 37년간 축적된 공항운영 전문성을 전수, 공유하고 있다.

활동 범위가 국내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2015년 국제민간항공기구로부터 지역 우수교육기관(Regional Training Centre of Excellence)으로 인증 받은 한국공항공사의 항공기술훈련원은 매년 100여명에 이르는 아프리카, 남미 등 저개발국가의 항공종사자를 초청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의 파급성을 높이기 위해 공사의 교관을 현지에 파견하여 해당국가의 강사를 양성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실제 이들 국가에서의 종사자 역량개발 여건은 아직 열악한 수준이라 전 세계 민간항공산업의 균형성장을 위해서라도 지속적인 지원의 손길이 필요하다. 지난 2015년 남미에 위치한 한 국가 지방공항 출장교육을 실시할 때, 교육장 등 학습기재가 준비되지 않아 공항 터미널 벽면에 프로젝트를 투영하여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기관이 보유한 역량을 교육기부 방식으로 산업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은 지속가능, 동반성장이라는 사회공헌의 기본 뜻과 일맥상통 한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앞서 몇 가지 우리 공사만의 특화된 프로그램을 소개하였는데, 전국 14개 공항에서는 각 지역 여건에 맞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가급적 백화점식, 보여주기식 프로그램을 지양하고 있지만 공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맞는 성숙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가는 숙제는 여전하다.

상생과 미래가치를 창조하는 사회공헌

건강하고 바람직한 사회공헌활동은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 본다. 제주도와 함께하는 공기업의 나아갈 방향이라고 해도 좋다.

우선 모든 활동의 가장 큰 가치를 지역민 일자리 만들기에 두어야 할 것이다. 비단 정부 국정과제의 으뜸이 일자리 창출에 있어서라기보다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어려움이 양극화에 있기 때문이다. 고용에서부터 사업투자에 이르기까지 제주도 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이 좋은 평판을 받는다는 인식이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

둘째, 미래가치를 생각하는 프로그램에 중점을 둬야한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한 제주도는 자연이 경쟁의 원천이다. 미래세대에게 아름다운 제주를 온전히 넘겨주기 위해서는 청정 제주를 유지하고 가꾸는 노력이 공기업을 중심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봉사는 지역 커뮤니티를 사랑하고 남을 배려하는 인성에서 비롯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어려서부터 사회공헌을 내재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족봉사단을 결성하여 아이들과 함께 봉사에 나서보는 것도 미래세대의 정서함양은 물론 더불어 사는 의미를 일깨우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사랑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명제가 개인, 조직, 그리고 우리 사회 전반에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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