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버지에 그 딸임을 짐작케 하기에 충분했다’

13일부터 서귀포시 중문단지 하얏트 리젠시 제주에서 열리는 ‘아트제주2017’에 참가하고 있는 백은주 작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왼쪽) 아버지 백운철 전 탐라목석원장 (오른쪽) 장녀 백은주 조형예술가

백은주 작가는 제주지역에서 이미 잘 알려진 전 탐라목석원 백운철 원장의 딸이다. 아버지인 백 원장은 제주 전역을 다니면서 수집한 희귀한 고사목 뿌리와 사람의 얼굴 형상을 닮은 돌을 한 곳에 모아 40여 년 동안 탐라목석원을 운영해 왔다. 그러다 지난 2008년 수백억원을 호가하는 이 지상전시물 6000여점을 제주돌문화공원에 무상기증해 화제를 불러 모은 분이다.

백 원장의 장녀인 백은주 작가도 아버지 못지않은 특이한 이력의 아티스트다. 그녀는 사회생활 10년간을 프로골퍼로 활약하다 학창시절 그림에 대한 열정을 동력으로 2002년부터 카메라를 잡아 사진작가로 활동했고 다시 조형예술가로 변신한 케이스다.

조형예술가 백은주의 작업은 피아노를 분해하는 일로 시작된다. 그녀는 피아노 건반과 부속을 하나하나 뜯어 헤친 후 머릿속 설계도대로 재조합해 새로운 형태를 조형한다. 그녀가 피아노를 테마로 한 예술작품은 두 번째로 전향한 사진작가 시절 참가했던 세계적인 프랑스 아를르사진축제와 연결된다. 비엔타 성슈테판 성당 앞을 지나던 그녀의 눈에 피아노뚜껑을 활짝 열고 연주하는 한 신들린 피아니스트가 잡혔고 이를 본 이후 피아노와의 예술적인 만남이 시작된다. 그녀에게 ‘왜? 피아노일까’라는 질문에 “피아노는 사람과 닮은 악기여서, 서로 엉키고 연결되고, 의지하고 지탱하고, 때리고 막고”하여튼 난해하다.

백 작가는 어릴 적부터 늘 마주쳤던 한라산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는 “해체와 융합을 통한 균형 찾기다. 고향 한라산처럼 어디서 봐도 균형 잘 잡힌 조형물이 목표다”라고 그의 작품에 대한 의도를 말한다.

지금까지 해외에서 자신의 작품을 선보여 왔던 작가의 이번 ‘아트제주2017’ 참여는 국내전시의 첫 시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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