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청 존셈봉사회 김지영

한국어사전에서 봉사를 찾아보면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애씀’이라고 되어 있고, 자원봉사는 ‘자기 스스로 나서서 국가나 사회 또는 타인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일’ 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조선시대 봉사는 지금의 천문대에 해당하는 관상감(觀象監), 교도소인 전옥서(典獄署), 통역관인 사역원(司譯院) 등에 딸린 종8품의 낮은 벼슬 직책이었다.

또한, 봉사(奉仕)는 ‘받들어 섬기다’, 봉사(奉事)는 ‘받들어 전념하다(일삼다)’라고 되어 있다.

이렇듯 ‘봉사’는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라는 것은 맞는 말인 것 같다.

내가 봉사와의 인연을 맺은 지 벌써 10년이 되었다.

주5일 근무제가 시작되어 정착에 이르렀을 때에도 나는 게으름으로 주말과 휴일에 늦잠을 자고 무료하게 보내곤 했었는데, 2007년 6월 어느 날 도청 공직자로 구성된 동호회인 존셈봉사회에서 회원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받게 되었다.

솔직히 그때까지만 해도 봉사는 신문이나 텔레비전 뉴스에서 들어본 단어였고, 어느 특정단체나 남을 위한 희생정신이 남다른 개인이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족들을 위하는 일과 집안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봉사는 내게는 어울리지 않다는 생각으로 며칠을 고민하다가 토요일 오전을 게으름으로 아깝게 보내느니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가입을 했다.

누구에게든 첫 만남이 있고 처음의 기억을 잊지 못하듯, 나도 두려움과 걱정으로 시작한 첫 봉사 경험을 잊을 수가 없다. 요양원에 도착하니 요양원과 양로원이 같이 있었고 꽤나 큰 시설이었다. 요양원 선생님께서는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셨고 우리가 해야 할 일과 인원을 배분하여 지정해 주었다.

나는 첫 날 목욕팀으로 배정 받았고, 짧은 순간 친정어머니와 목욕도 몇 번 안 해 봤는데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들 목욕을 어떻게 시켜드려야 할 지 참으로 난감했다.

움직이기 힘든 할머니들이라 3인 1조로 몸을 씻기고 기저귀를 갈고 옷을 입혀드리는데 요령도 없고 해서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

그렇게 첫 신고식을 정신없이 목욕봉사로 마치고, 그 후로도 생활실, 화장실 청소, 잔디밭 잡초제거 등등 지금까지 10년째 매월 첫째 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제주요양원·제주양로원으로 노력봉사 나들이를 하고 있다.

그리고, 매월 둘째 주에는 함덕 아가의 집 노력봉사를 다니며 장애인은 무조건 도와줘야 한다는 편견을 바로 잡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참여를 하면서 존셈봉사회 총무를 맡게 되었고, 10년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회원 참여 활성화는 물론 회원단합 등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매해 3월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기행을 통해 평소 이동에 불편함 때문에 문화체험이 어려운 장애인들과 함께 관광지를 둘러보며 장애인과 비장애인간의 소통을 통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는데 노력하고 있으며, 5월에는 창단을 기념하여 어르신들에게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자 독거노인 어르신들을 초청하여 훈훈한 소통의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그리고 8월에는 고추장, 12월에는 김장김치를 회원들과 직접 만들어 어려운 이웃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제스포츠대회 행사 지원 및 지역 행사에서 체험부스(과자가면 및 달고나 만들기, 솜사탕 만들기 등)도 운영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찾아가는 봉사활동으로 도서지역(추자도) 어린이들과 과자만들기, 피크닉 도시락 만들기 체험 운영, 고향에 아낌없는 애향의 손길을 쏟았던 오사카 지역 재일제주인 1세대 어르신들과의 만남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가슴 따뜻한 소통의 시간을 보냈고, 2016년에는 캄보디아 씨엠립 소재 고아원을 찾아가 공부방 페인트칠 하기, 아이들과 미니운동회, 김밥 만들기 체험을 함께하는 등 해외봉사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존셈 봉사회원으로 두려움과 설레는 마음을 갖고 첫 활동을 시작하던 날을 항상 마음속에 새기며 10년째 매주 토요일 봉사활동을 다니는 동안, 나의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고, 남을 위한 봉사가 아닌 내 자신을 위한 일이며, 나누며 함께하는 기쁨이 더 크고 소중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국민에 대한 봉사가 그 기본인 공직자로 본연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이웃사랑 실천의 현장 경험을 통한 봉사자로서의 조화로운 마음으로 도민에게 최선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

지금도 많이 부족한 나에게 한없이 감사함을 알게 해주는 주위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하트를 담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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