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 관광이란 우리사회에 용어가 등장한지는 10년 안팎이 되었지만, 최근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실제 각 분야에서의 융복합 사례들이 속속 증가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본 지는 관광산업 분야에서의 융복합 사례를 살펴보고, 제주의 융복합 관광의 가능성, 제주 생명산업인 감귤산업과 관광분야를 연계한 새로운 시도에 대해서 2회에 걸쳐서 연재하고자 한다.

산업 간 경계 통합, 최신 관광의 트렌드

최근 모든 산업분야에서의 화두인 4차 산업혁명은 기존 지식체계, 산업영역을 초연결한 사회를 전제로 하고 있다. 산업 간, 기술 간 경계를 허무는 융복합이 제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로 구체화되고 있다. 화학적 결합인 융합과 물리적 결합인 복합이 합쳐인 융복합이란 단어가 우리사회에 등장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다보스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이를 뒷받침하는 정보기술을 통해 사회구조를 급변화 시키고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관광산업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 도입되고 있다. ICT(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이 활용되고 있고, 세계적인 여행사이트들이 관광플렛폼을 ICT와 연계하여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전지구적인 규모와 범위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미 관광산업의 국제 경쟁력은 ICT를 기반으로 한 플렛폼을 보유했는가를 중심으로 판단되어지는 시대가 되었다.

국내외 융복합 관광은 어떻게?

융복합 관광산업이란 기존의 관광산업을 혁신하고, 새로운 산업을 발굴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 정의되고 있다. 이런 융복합 관광이 새로운 관광 트렌드로 부상한 이유로은 멀티컬쳐 관광소비의 확산, 뉴 시니어(새로운 노인계층)의 핵심관광 소비층으로의 부상, 헬스 투어리즘의 확산, 소비자가 주도하는 창조관광의 시대, 체험을 중요시하는 관광소비자의 등장, 트라이투어슈머(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경험을 얻기 위해 색다른 체험을 시도하는 관광객)의 부상 등이 있다.

융복합 관광산업은 기존의 여행산업에만 해당했던 분야를 인접 분야와 결합한 사례들을 들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의료와 관광이 결합된 의료관광, 기존 회의산업과 관광이 결합된 마이스산업(MICE, 회의산업), 한류 팸덤과 관광이 결합된 한류관광, 크루즈관광, 역사전통, 문화와 관광이 결합된 문화관광, 레저스포츠관광, 자연생태자원과 관광을 결합해 지속가능한 관광을 목표로 하는 생태관광, IT융복합관광 등이 있다.

또한 교육관광, 음악관광, 볼런티어관광, 다크투어리즘, 안전관광, 웰다잉관광 등 새로운 트랜드를 반영한 틈새 융복합 관광산업이 등장하고 있다. 음악관광의 경우, 영국 리버풀의 ‘비틀즈투어’, 일본의 ‘시부야관광’, 중국과 한국의 통영시가 제휴한 ‘음악관광’ 등이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관광지의 다양한 자연자원, 문화자원, 산업자원 등 모든 분야를 창조적으로 융합하고 새로운 가치를 관광과 접목시켜 발전시켜 나가는 관광분야가 바로 융복합 관광이다.

국내의 경우 지역문화와 창조성이 결합된 융합관광의 사례로 농촌의 폐교자원을 활용한 ‘평창 감자꽃 스튜디오’나 ‘강릉 커피축제’ 등이 있다. 또한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가 중국에 열광적인 인기를 얻을 때, 인천관광당국은 해당 드라마 촬영지를 둘러보고 비밥 공연을 본 다음 피부미용을 받는 융복합 관광상품을 개발해 중국관광객을 유치했다. 한류와 관광, 웰빙을 결합한 융복합 여행패턴을 새롭게 창조한 것인데, 이는 해당 방문지의 매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재방문 효과도 노릴 수 있어 부가가치가 높은 개별관광객들의 방문을 지속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다.

제주는 융복합의 최적지

제주는 지정학적으로 한국, 중국, 일본 3국 해상권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 예로부터 다양한 교역활동을 활발히 해왔다. 제주섬 주변에서는 한류와 난류가 동시에 흐르고 있으며, 제주는 세계가 인정한 자연생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한라산은 천연기념물, 천연보호구역, 국립공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그 세계적 가치가 인정되고 있다. 한라산은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4천여종의 식물 가운데 1800여종의 식물이 있고, 아열대 식물의 북방한계, 한 대식물의 남방한계 지역으로 식물의 분포상을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말 그대로 지리적, 생태적으로도 융복합된 지역이다.

제주 관광분야에서도 다양한 융복합이 시도되고 있다. 1차산업과 관광이 결합된 농어촌 관광이 대표적이다. 제주관광이 1500만명 관광객 시대를 열었으나, 그 혜택이 지역주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마을단위 지역관광, 농촌관광, 생태관광이 각광받는 이유가 그것이다. 제주지역, 각 마을이 보유한 생태자원의 가치, 1차 농수산물의 가치가 단순 소비되고 체험되는 것을 넘어서 관광과의 연계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여 주민의 소득창출에 기여함과 동시에 제주주민의 사회문화적 자긍심, 제주 전반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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