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검찰청(검사장 윤웅걸, 이하 제주지검)이 새로운 수장을 맞아 의사결정 과정과 검찰의 업무를 재정립할 것으로 보인다.

▲윤웅걸 신임 제주지방검찰청 지검장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의 역점 추진사항을 설명하고 있다.@김관모 기자

윤웅걸 신임 제주지검장은 1일 오전 제주지검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사결정과정을 투명화하기 위해 협의체를 만들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조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윤웅걸 지검장은 지난 7월 제주지검의 일선 검사가 이석환 전 지검장과 차장 검사 등 지휘부 감찰을 대검에 요청한 사건에 대해 "상하가 의사결정 시스템의 미비로 나타난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지검장은 "옳고 그른 것을 가리는 일이니 가치관에 따라 의견이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상하간의 의견이 다를때는 시스템이 중요한데 그동안 검찰의 관행은 일방적인 구조였다"고 말했다. 따라서 "앞으로 제주지검에서는 의사결정과정의 투명화를 통해 정확한 사후관계가 무엇이며 어떤 의견이 누구에게 나왔고 누구를 통해 결정되었는지 점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일 오전 제주지방경찰철 회의실에서 윤웅걸 신임 제주지검장 기자간담회가 열렸다.@김관모 기자

이를 위해 윤 지검장은 로마 카톨릭에서 시행하는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의 시스템을 제주지검에도 벤치마킹하겠다고 강조했다.

즉 검찰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의견 불일치나 확증편향 등의 우려가 있을 경우, 기존의견의 '블루팀'과 의도적으로 반대의견이나 적의 입장에 선 '레드팀'으로 나누어 토론을 거치는 방식을 거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상하간 의견차를 분명히 하고 협의체를 통해 합리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시스템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윤 지검장은 설명했다.

또한, 검경의 업무를 분명하게 설정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윤 지검장은 "선진국에서는 대체로 수사는 경찰에게 맡기고 검찰은 수사지휘에 집중한다"며 "일반 사건은 경찰이 수사하도록 하고 검찰은 범죄와 부정부패 척결 등 고도의 판단을 요하는 중요 사건에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임명된 문무일 검찰총장의 검경협치와도 흐름을 같이 하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아울러 제주지역의 사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제주지검의 부담량을 줄이기 위한 효율적인 업무 재편을 위한 것이라고 윤 지검장은 밝혔다.

▲윤웅걸 신임 제주지방검찰청 지검장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의 역점 추진사항을 설명하고 있다.@김관모 기자

한편, 윤웅걸 지검장은 "제주는 여행을 자주 왔기 때문에 좋은 기억이 많은 곳"이라며 "임기동안 '투명한 검찰, 바른 검찰, 열린 검찰'을 목표로 제주 지역주민의 삶에 지장을 주는 범죄에 검찰력을 집중하고자 한다"

윤 지검장은 서울 영등포고와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1995년 창원지방검찰청에서 검사를 시작했다. 이후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 형사3부 부장검사,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차장검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차장검사, 법무연수원 기획부 부장을 거쳤으며, 2015년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한 윤 지검장은 문무일 검찰총장 청문회 과정에서는 청문회 준비단장을 맡기도 했다.

윤 지검장은 지난 7월 27일 이석환 전 지검장에 이어 신임 제주지검장으로 발령받아 1일부터 지검장 업무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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