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용역 결과에서 또다시 심각한 오류가 새로 발견됐다.

▲오신범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홍보부장이 이번 조사결과를 설명하고 있다.@김관모 기자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반대위)는 1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 11월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발표한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보고서에서 후보지역 평가 시 소음 평가 결과와 정석비행장 바람장 자료에서 결정적인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오신범 반대위 홍보부장은 국토부가 신도-1 지역을 1차로 탈락시키는 과정에서 용역보고서에 신도-1의 소음등고선도를 신도-2 등고선도로 바꾸어서 표기했다고 밝혔다. 특히 신도-1 지역은 주거지가 거의 없는 바닷가임에도 불구하고 신도-2보다 먼저 탈락된 점은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점도 거론했다.

▲용역보고서에 기재된 신도-2지역의 소음등고선도. 빨간색 선이 용역보고서에 잘못 기재된 등고선도이며, 파란색 선이 실제 신도-2지역의 소음등고선도라는 것이 반대위의 설명이다.

성산지역의 소음 분석도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작년에 진행된 '제주 제2공항 예비타당성 조사'의 분석에서 가장 소음 영향을 많이 받는 1종 구역과 2종 구역의 가구수(401가구)가 사전타당성 용역 때 조사된 가구수(156가구)와 비교해 2배 이상 차이가 난 것이다. 
 
또한 정석비행장 관측 자료도 국토부 스스로 모순을 드러냈다고 반대위는 밝혔다. 용역 보고서 발표 당시 성산기상대에서 정석비행장의 안개와 바람장 등을 평가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하지만 작년 10월 국정감사 때 서훈택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이 안개 관측과 관련해 "정석비행장에서 했으며 성산기상대라고 쓴 것은 단순한 오타"라는 발언을 한 바있다.

이에 대해 오 부장은 "이 말에 따르면 정석 기상자료가 안개는 정석비행장측 자료이고, 바람장은 성산기상대 자료가 된다"며 "기상 관측을 할 때는 안개와 바람장을 함께 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안개 관측을 정석비행장에서 했다면, 바람장도 이곳에서 했어야 맞다"고 강조했다.

▲2015년 진행된 사전타당성 용역자료와 2016년 진행된 본 조사(예비타당성조사)에서 나타난 가구수 비교(빨간색). 1종 구역과 2종 구역의 가구수 차가 2배 이상이나 된다.

이뿐만 아니라 오름을 절취하지 않고 공항을 지을 수 있다는 국토부의 발언은 거짓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오 부장은 "성산지구에 제2공항을 지으면 수평표면을 유지하기 위해 10개의 오름을 절취해야 하며, 선회 접근 절차를 위해서라도 수산봉은 45미터 이상은 절취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만약 오름을 절취하지 않을 경우 비행기가 선회할 수 있는 공간이 협소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 부장은 "정석 비행장은 부소오름을 14미터나 절취해야 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부분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는데, 성산지구는 90m를 절취해야 하는데도 대부분 최고 점수로 평가됐다"며 이미 성산으로 공항부지를 점찍어놓고 진행된 짜맞추기식 용역이었다고 비판했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는 10일 오전 민주노총 제주본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공항 용역의 부실을 발표했다.@김관모 기자

이에 대해 반대위는 이같은 부실용역이 의심되는 보고서를 채택한 혐의로 제2공항 용역진을 고발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민의 의견도 수렴하지 않고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발주해 일방적인 권한을 행사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고발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이날 반대위는 오후 7시에 성산일출봉 농협 대회의실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이와 관련된 상황을 보고하는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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