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홍作 <夢돌> 제주바다에 설치

제주 돌에 투박함을 그려내는 진정한 지역작가 하석홍, 그의 끝없는 예술적 도전과 실험정신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진가를 발하고 있다.

작가는 그동안 사소한 것들에 대해 남다른 관점으로 작품을 만들어 왔다. 숟가락 하나, 밥그릇 하나, 굴러다니는 돌멩이 하나, 모두다 그의 훌륭한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작가 하석홍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 하석홍 작가는 매우 의미 있는 작업 두 가지를 위해 땀 흘려왔다.

하나는 지난 2일부터 93일간 일정으로 열리고 있는 '제주비엔날레 2017' 초대작가로 참여해 두 군데 장소에 자신의 작품을 설치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9월 달 내내 서귀포시 안덕면 비오토피아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하석홍展’ 때문이다.

제주비엔날레 (2017년9월1일 ~12월3일)에 한글디자이너 한재준(서울여대) 교수와 공동으로 참여(제주공항)
제주비엔날레 (2017년9월1일 ~12월3일)에 한글디자이너 한재준(서울여대) 교수와 공동으로 참여(알뜨르비행장)

'투어리즘(Tourism)'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제주비엔날레 (2017년9월1일 ~12월3일)에 그는 특별하게 한글디자이너 한재준(서울여대) 교수와 공동으로 참여했다. 제주의 관문인 제주국제공항 3층의 4번 출구(국제선출국)에 아래아 씨알을 상징하는 2.5m 크기의 비정형 夢돌 대형작품과 20여점의 작품과 대정읍 알뜨르 비행장 올레코스 지하벙커 위에 알뜨르의 아픔과 주검을 상징하는 제주 돌의 형상을 아래아 “•” 작품과 천지인 “ㅎ" 작품으로 만들어 설치, 전시하고 있다.

夢돌 유용미생물로 숙성시킨 古紙펄프에 천연광물토르마린파우더와 먹물,색소,미디윰등. 50~100cm 내외의 비정형

작가 하석홍은 그동안 제주 돌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부어왔다.

제주 화산석을 다양한 형태로 개조하여 미술과 과학, 전통과 현대를 결합시키며 때로는 돌 속에 담겨있는 나를 보는 의미로 돌 이미지를 부착한 새로운 개념의 설치작업을 해내며 오브제, 평면 작업 등으로 작가의 다양한 단상(斷想)을 돌에 담아내기도 했다.

지난 1일부터 30일까지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비오토피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하석홍展'은 그동안 작가가 제주 돌을 테마로 끊임없이 노력해 온 그의 예술적 결과물을 선보이는 소중한 자리다.

지난 1일부터 30일까지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비오토피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하석홍>展

작가의 오랜 시간 동안 연구해 만든 ‘돌이 아닌 돌, 夢돌’은 그가 전국의 공업사와 쓰레기하치장 등을 순례하며 습득한 결과물이며 제주의 돌과 생김새가 거의 닮은 것이 특징이다.

그의 작품에 표현되는 제주의 돌 형상의 재료는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미생물로 숙성시킨 고지펄프에 바인더, 먹물과 천연안료 등을 혼합한 재료, 둘째는 미생물을 결합한 특수시멘트, 석분, 송이석, 카본분말, 바인더 등이 첨가된 인조석재료, 셋째는 Pe,pp. 및 Eva,폴리카보네이트 등 열가소성수지 오브제로 제작되는 플라스틱계의 재료 등으로 나뉜다.

작가는 “돌은 척박(瘠薄)이 새겨진 문신(文身)이며 문명(文明)의 시작이자 문명(文明)의 미래다”라고 늘상 이야기한다. 특히 그가 제주 돌에 주목한 것은 제주도 자체가 돌로 이루어졌다는 점과 다른 지역의 돌과 달리 삶의 근원에 가까운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돌은 모든 문명의 원천이며 돌 속에 포함된 다양한 광물 성분들이 바로 인간 문명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돌에 대한 탐구는 바로 인간 문명의 탐구이며 우리 삶의 근원에 대한 탐구인 것이다.

돌속에서본 나 - 201701 panel에 브론즈거울에 미생물로 숙성시킨 古紙펄프,objet.acrylic.medium. 40cmX40cm2017作

하지만 작가는 돌을 하늘에 띄우기도 하고 자신을 비취는 돌 속의 거울이 되기도 한다.

그의 돌들은 중력을 거부한다. 마치 기계의 톱니바퀴처럼 세련되게 돌아가는 우리의 일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그의 돌은 거침이 없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돌 속에 비취는 자신의 모습과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이번 전시는 크게 3부분으로 구성된다. 돌이미지의 夢돌-평면작업 8점, 비정형의 夢돌-거울작품 6점, 공중에 매달린 설치작품 3점과 한글디자이너 한재준(서울여대 교수)의 찬조출품작 ‘둘이아니다’ 1점을 포함해 모두 18점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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