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투데이는 제주사랑의 의미를 담아내는 뜻으로 제주담론이라는 칼럼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직군의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제주발전의 작은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조성태 아라종합사회복지관 관장

‘복지통장’이라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들었던 것은 어느 사회복지단체장에게서였다. 제안 내용은 사회복지사가 대학에서 많이 양성되고 있는 만큼, 전문인력이 일할 수 있도록 복지통장으로 배치하자는 것이었다. 필자가 복지통장에 대하여 제안하고자 하는 내용은 사회복지사의 일자리 창출을 하자는 내용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복지통장으로 명칭을 변경하여 위상강화와 역량강화 교육을 함으로써 더욱 복지사각지대 발굴 및 주민공동체를 향상하자는 제안이다.

필자가 어릴 적 살았던 시골마을에는 옆 마을까지도 주민들 간에 가족사항까지 알고 지내었다. 이웃집 어른을 ‘삼춘’이라 호칭하고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현실의 도심 마을은 옆집과도 알지 못하는 익명의 사회로 변화해 가고 있어 안타깝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어쩌면 이웃과 서로 알고 지내는 필요성을 모르고 지내는 것 같다. 이웃과 서로 모르게 살다보니 복지사각지대 가구와 고독사가 증가하는 부정적인 현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복지사각지대 등 복지업무 강화 차원에서 읍·면·동 주민센터를 복지행정센터로 변화시키고 있다. 복지허브화 및 맞춤형 사례관리팀을 확대 실시하고 있으며, 읍·면·동 단위의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한 복지서비스 시스템의 조성은 복지사각지대 해소와 고독사 예방 등에 기여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증가하는 독거세대 등으로 취약한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살펴보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마을주민들을 서로 연결시켜주고 통합할 수 있는 인력은 마을에 임명된 통장과 반장이다. 우리나라의 행정조직은 마을단위 통장, 반장까지 매우 잘되어 있다. 통장, 반장은 복지사각지대 발굴 등 동 행정에 협조하는 역할을 하게 되며, 동장이 임명하는 공공의 직위이다.

마을 주민들은 통장이 집에 찾아오면 스스럼없이 문을 열고 대화에 응한다. 통장은 동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고, 자연스러울 만치 생활 가운데 적응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여름에 마을에 붙은 통장 모집 공고 현수막에 눈길이 갔다. 예전부터 마을 사람들이 서로 아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에 소공원에 음악회를 하면 어떨까, 마을 도로에 ‘만나면 반갑게 인사합니다’ 라는 현수막을 달아서 주민들끼리 서로 알게 하고 싶어 그러한 아이디어를 생각하였었다. 현재 사회복지관 관장으로서의 직무와 대학원 학업도 마무리해야 할 시기여서, 시간적으로 어려움을 생각하며 다음 기회로 넘겼다.

어느 사회복지 특강에서 한 강사로부터, 아파트 주민들을 연결하고, 주민 간 도서교환을 하고, 마을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민들의 정보교류를 하게 했다는 실천경험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마을의 복지통장이 마을의 가가호호 방문을 정례적으로 하는 것이다. 마을에 누가 사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방문을 통해 듣고 알게 될 것이다. 일을 구하는 사람과 일할 사람을 찾는 사람을 서로 연결도 해주고, 월 1회 마을 청소를 하는 날을 정하여 같이 청소도 할 수 있다. 소공원을 택하여 음악회를 개최하거나 바자회를 유치하여 마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계기를 이루어 갈 수 있다.

현재의 통장 호칭을 복지통장으로 호칭하여 위상을 높여주는 것이 필요하다.타 시도에서는 복지통장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곳들이 있다. 또한 정례적으로 복지통장들을 대상으로 역량강화 교육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천시의 어느 구청에서는 대학교 평생교육원과 연계하여 복지통장의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을 위하여 대학교와 연계하는 방안도 있겠고, 제주도에서 운영하는 마을만들기 종합지원센터의 사업으로서 읍·면·동으로 찾아가는 교육과정을 할 수가 있다. 교육내용은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지식과 역량강화, 마을 홈페이지를 운영할 수 있는 정보화 교육 등을 포함 할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이장·통장·반장규칙 임명 등에 관한 규칙에 읍·면·동장의 통장·반장에 대한 직무교육을 하도록 하고 있는 내용을 보다 구체화하여 정례적인 역량강화 교육으로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역량강화 교육을 통해 자부심을 높이고, 복지사각지대 발굴 및 주민간 연계망을 가져 마을공동체를 강화해 가는 것이다. 복지통장과 반장, 사회보장협의체 위원, 동 주민센터, 지역사회복지관을 포함한 사회복지기관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여 주민들의 복지서비스를 향상시켜 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에 따라 지역 공동체가 강화되어 가고, 복지사각지대 해소는 물론 정감 있는 사회로 발전하여 갈 것이다.

복지통장이 주민을 가가호호 방문을 하려면 시간적 여유가 필요할 것이다. 향후에는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인력이 복지통장 직을 수행해 가야 할 것이다. 더불어 통장의 처우도 개선하여 시간할애에 알맞은 보상을 하는 것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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