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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택기] 중국 사드보복 관광산업 위기를 기회로 극복해야홍택기/ 글로벌투자전략연구소장
제주투데이 | 승인 2017.10.11 06:52

[제주투데이는 제주사랑의 의미를 담아내는 뜻으로 제주담론이라는 칼럼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직군의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제주발전의 작은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홍택기 소장 / 글로벌투자전략 연구와 컬럼 “홍택기의 마켓뷰” 컬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추석 전 성묘를 위해 고향 제주를 찾았다. 제주공항 대합실에 들어서는 순간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를 절실히 실감할 수 있었다. 평상시 중국 관광객들로 늘 북적거리던 제주공항이 썰렁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사드배치를 이유로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한 단체관광상품 판매를 금지하면서 우리나라 관광산업 전반에 걸쳐 비상이 걸리기 시작하여 그 여파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보다도 중국인이 더 많을 정도로 중국 관광객들이 넘쳐나던 명동 거리도 한산하고 면세점 매출도 크게 줄었다는 소식이다.

최근 들어 중국의 태도가 다소 누그러지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으나 앞으로도 중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우리나라 관광산업에 미치는 여파가 얼마나 더 크게 다가올 지 가늠하기 어렵다. 외국인 관광객의 거의 절반을 중국인이 차지하는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2016년중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수는 총 1,724만명이었으며 이중 중국인이 807만명으로 46.8%나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드 여파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금년 1-8월중 중국 관광객 비중은 32.4%로 지난 해 같은 기간(48.9%)에 비해 17.5%p나 감소하였다.  

중국인 관광객수는 2010년-16년중 6년동안 연평균 27.5%의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으나 금년 1-8월중에는 287만 4천명에 그쳐 전년동기(560만 8천명) 대비 22.8%나 감소하였다. 중국인을 제외한 외국인 관광객수가 같은 기간중 각각 4.8% 및 2.0% 증가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은 2010년 21.3%에서 3년 만에 30% 수준을 돌파하더니 2016년에는 46.8%로 2010년 대비 25.5%p나 늘어나는 놀라운 증가세를 보였었다. 하지만 사드 여파가 지속되면서 중국인 비중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제주의 상황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 관광객 감소 현상은 전국보다 오히려 더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금년 1-8월중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수는 62만 6천명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215만 9천명)에 비해 무려 71.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전체 관광객수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금년 1-8월중 64.2%로 전년동기(87.0%) 대비 22.8%p나 줄어들었다.

이는 제주의 경우 기본적으로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전국에 비해 크게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은 중국인 관광객수 비중이 2015-16년중 40%대를 유지한 반면 제주의 경우는 85%대의 높은 수준을 보였었다.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 이후 중국인 관광객수가 급감하면서 여기저기서 관광산업의 위기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사드문제는 우리나라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임과 동시에 외교적인 문제가 걸려있다. 하루아침에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참에 중국의 사드보복 위기를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기회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 정부와 업계 그리고 관련기관들이 머리를 맞대어 외국인의 눈으로 우리를 되돌아보고 외국인들이 편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나라, 돈을 쓰고 싶은 나라, 다시 오고 싶은 나라로 탈바꿈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제주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내국인 입도 관광객들의 제주에 대한 인식이 오히려 훨씬 개선되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눈여겨 볼 대목이다.

기본은 지역 및 상품의 다변화이다. 중국 일변도의 관광객 유치로는 대내외 여건변화에 따른 관광산업의 리스크를 줄이기 어렵다. 우선 동남아, 인도 등으로 지역을 넓히는 한편 여행을 일상화하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 관광객의 유치에도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에 와서 즐길 수 있는 상품을 다양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한류의 인기에만 편승하는 상품은 한계가 있다.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관광자산이 무엇인지는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 문제는 그러한 관광자산에 지역다변화 대상 지역의 외국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찾아오도록 할 수 있는 스토리를 담아내야 한다.  

스페인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어느 조그만 마을은 교회에 걸린 그림 하나로 매년 수십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한다고 한다.

산토리니섬 광경

        
그리스의 산토리니섬은 깎아지른 절벽 위에 온통 하얀색의 호텔과 주택들, 파란 지붕의 교회, 호텔방 앞 파란 풀 등 흰색과 파란색이 조화되어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하면서 매년 여름이면 외국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산토리니섬 하면 흰색과 파란색의 아름다움을 떠올린다. 

스트리트뮤지엄 “둥지” 갤러리


일본의 나오시마 섬은 미쓰비시 동제련소가 철수하면서 황폐화되었었는데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와 베네세출판사가 손잡고 이에(house)프로젝트를 추진함으로써 세계적인 문화예술 행사지로 살려놓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같은 창조적인 스토리텔링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통영의 동피랑 벽화마을은 문화도시로서 통영의 정서와 함께 한려수도의 아름다움과 어우러지는 스토리를 전달한다. 서울 필동에 있는 스트리트뮤지엄도 필동과 한옥마을 일대에 자투리땅을 활용하여 조성된 문화공간으로서 방문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다. 세계 최초의 거리미술관이라 한다. 세계인들을 사로잡을 만 한 스토리가 되려면 둘 다 개선되어야 할 여지는 많지만 일단 시도는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제주의 경우 관광자산은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오름, 곶자왈, 올레 등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산들이 세계인들을 유혹하려면 그 자산들과 어우러질 스토리를 만들어 내야한다. 예를 들어 제주의 오름은 그 경관이나 특색 면에서 세계에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그 하나만을 가지고 외국인들을 사로잡을 수는 없다. 그것과 연결하여 즐길 수 있는 어떤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세계적인 안목을 가진 전문가들의 창조적 아이디어가 중요하다. 지자체와 관광관련 기관 그리고 민간 업계가 합동으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구하는 데 비용을 아끼지 않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행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외국인들이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세심한 인프라를 구축할 때 지역 및 상품의 다양화 방안도 함께 효과를 낼 수가 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의 가려운 곳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비용이 들더라도 세계 유수의 여행전문가, 여행산업 연구원 및 여행사 운영자들을 불러들여 외국관광객 유치에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관한 청사진을 도출해 낼 필요가 있다.

정부와 관광산업 관련 단체 및 민간이 합심하여 관광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창의적인 방안들을 만들어 내고 이를 제도적으로나 정책적으로 구체화하여 제대로 효과를 냄으로써 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 나아가 관광산업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발돋움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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