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은 포화 상태다. 수용능력이 한계 영역에 이르렀다.

국토부나 KDI(한국개발연구원) 등의 항공수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렇다.

제주공항 이용객은 2010년의 경우 연간 1500만 명 수준이었다.

이후 5년간 연평균 약 11%씩 증가했다. 2015년에는 연 2530만 명을 넘었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에는 2800만 명 선을 넘어 설 것이라는 예측이다. 제주공항 수용능력의 한계선이다.

이때부터 공항 운영의 혼란과 공항 이용의 혼잡 등 숨었던 문제점들이 기어나올 터이다.

2020년에는 3211만 명, 2025년 3931만 명, 2030년 4424만 명, 2035년에는 4549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그대로 둘 경우, 공항기능 마비 등 예측불허의 막대한 부작용이 초래될 수도 있다.

실제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느끼는 감정은 더욱 절실하고 현실적이다.

성수기와 비수기에 관계없이 제주를 기점으로 오고가는  항공편 구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지난 추석연휴에 표를 구하지 못해 고향을 찾지 못했던 이들이 수두룩했다.

‘기술적(?) 불법 암표매매 행위’까지 있었다는 소리도 들렸다.

항공편이 몇 편 결항 될라치면 공항 대합실은 순식간에 관광객이나 제주사람 할 것 없이 뒤엉켜 ‘뒤죽박죽 난장판’이 될 수밖에 없다.

육지부를 드나드는 제주사람 90% 이상이 항공편을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사람 입장에서는 항공편이 ‘대중교통 수단’인 셈이다.

그래서 제주도민사회에서는 제주도민들의 이용편의와 관광객 유치를 통한 제주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이미 30년 전부터 제주 신공항 건설 등 공항 인프라 확충을 염원하고 정부에 요구해왔었다.

지난 2015년 11월 10일 국토부가 발표한 ‘성산읍지역 제주 제2공항’을 내용으로 한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타당성 용역 최종 결과’도 이 같은 도민 숙원과 이용객 불편을 해소하고 제주공항 혼잡상황을 근본적으로 대처하여 제주관광발전에 기여하기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총사업비 4조8734억원이 투자되는 국책 사업은 제주유사이래 최대 규모다.

그만큼 지역경제 활성화 파급효과도 클 것이다. 이 사업으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는 '전체 약 12조 원 중 57%인 6조8천 억 원이 될 것'이라는 KDI 분석도 있다.

국토부의 제주제2공항 발표 당시 ‘30년 도민 숙원’이 이뤄졌다는 각계의 환영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던 이유이기도 하다.

‘제주 제2공항 건설이 제주 르네상스 꽃을 피울 것’이라는 기대 역시 여기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도민사회 일각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 반대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성산지역 주민과 도내 시민사회단체 등이 연대하여 ‘제2공항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서고 있다. 단식투쟁까지 곁들이고 있다.

‘용역부실, 절차적 불투명, 일방적 독단적 추진 강행’ 등이 반대 논리다.

이해가 가는 부분이 없지는 않다. 열린 민주사회에서는 정책의 절차적 정당성이나 투명성 확보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정책 추진 당국이 비판 그룹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만나서 토론하고 합리적 대안을 도출해야 할 책임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예비 타당성조사를 통과하여 사업이 확정돼 2년간 추진되고 있는 제주최대 국책사업이자 제주미래발전을 담보할 인프라 구축사업을 지금와서 백지화하거나 사업 자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론(異論)의 여지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 나무보다는 숲을 아우르는 거시적 안목으로 접근 할 필요가 있다.

디테일 부분은 치열하고 철저한 검증과 논쟁을 거치며 조율할 수도 있다고 여겨져서다.

따라서 여기서는 ‘반대를 위한 반대’나 ‘무조건 찬성’이라는 이분법적이고 극단적 선택을 강요할 필요가 없다.

‘제주 제2공항 건설’이든, ‘현 공항 확장’이든 ‘제주의 항공인프라 확충에는 이견(異見)이 없기 때문이다.

반대 쪽 이든, 찬성 쪽이든, 모두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우선 도내 1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 제2공항 전면 재검토와 새로운 제주를 위한 도민행동(이하 도민행동)‘의 논점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도민행동’은 9월21~22일 데일리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제2공항 건설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항 인프라 확충 필요’가 49.3%, ‘필요치 않다’가 41.1%였다.

이속에서 응답자의 33.6%가 ‘현재 제주공항 확장’, 24.4%가 ‘성산 제2공항 신설’에 응답했다고 했다.

여기서 ‘도민행동’이 ‘성산 제2공항 건설’보다 ‘현 공항 확장’을 선호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민행동은 자체여론조사 결과대로 현 공항 확장을 지지하는 것인가?"

질문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실상 확장 여력이 한계점에 다다른 현공항의 현실적 상황을 감안 할 때, 바다를 메워 공항을 확장 할 수밖에 없는 일이 아닌가.  이에 동의 할 수 있는가?”.

“그렇게 될 경우 해양 환경 파괴 등 환경문제와 막대한 예산투입 등의 난제와 걸림돌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만약 ‘해수면 매립을 통해 현 공항 확장’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 제2공항 예정지였던 성산읍 지역 등 서귀포시 시민들의 기대감 상실과 새로운 갈등과 분열의 역풍은 어떻게 해소 할 것인지도 난제다.

‘현 공항 확장’과 ‘성산 제2공항 건설’ 중 어느 쪽이 보다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성 등 타당성을 담보 할 수 있는지 신중하게 검토하고 접근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제주도 역시 9월 24일~25일 양일간 리얼미티에 의뢰했던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제2공항 찬성’ 63.7%, ‘반대’ 24%, ‘잘 모름과 무응답’이 12.3%였다.

성산읍 주민 100명을 대상으로 해서는 ‘찬성’ 57.6%, ‘반대’ 29.5% 였다.

응답자의 50.5%는 ‘결정한 대로 추진’, 40.8%는 ‘타당성 조사 재 실시‘에 답했다.

‘도민행동’과 ‘제주도’의 여론조사 결과는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도민인식이 어디에 있는지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주민생활이나 지역발전과 관련한 국책사업이나 도정 사업에서 이해 당사자인 주민들의 찬·반 의견 표출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반대’나 ‘찬성’이라는 감정적 프레임에 갇혀버린다면 위험해 질 수 있다. 갈등과 분열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비생산적이다.

목소리 큰 쪽이 항상 정의로운 것은 아니다. 침묵하는 다수의 생각이 정의로울 수도 있다.

이제는 '반대는 정의', '찬성은 불의'라는 잘 못된 프레임에서 벗어 날 때가 됐다.

우리는 ‘반대의 극복에서 성공을 이뤘던 경험’을 갖고 있다.

격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했던 ‘경부고속도로 건설’은 국가 경제발전의 대동맥이 되었다.

인천국제공항도 마찬가지다. 이 역시 반대를 딛고 건설했다. 지금은 세계 제1의 국제 허브 공항으로 자리했다.

이와는 반대로 극렬한 국론분열을 야기했던 이른바 ‘광우병 파동’은 어떤가.

‘반대를 위한 반대’, ‘잘못된 정보의 왜곡과 대중 영합적인 선동’이 만들어 낸 불쾌하고 불행했던 작품이다.

‘제주 제2공항 건설’도 이처럼 어두운 역사의 흔적으로 기록되어서는 곤란하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그룹이든, 찬성 쪽이든 이제는 숨고르기가 필요하다.

무엇이 제주 미래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는가. 주저앉을 것인가,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감정적 봇물을 터뜨리기 전에 생각 하고 생각 하고 깊이 가다듬어야 할 절박한 시점이다.

제주발전과 제주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 관련해 어떤 선택을 해야 좋은지를 가름할 절체절명의 시기이기도 하다.

“공항 인프라 구축은 필요하지만, 제2공항은 안 된다?”.

‘제주 제2공항의 불편한 진실’이 여기에 있다.

여기서  온몸을 던지는 '원희룡 도정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돌팔매를 맞아 피를 흘리겠다는 각오로 반대자들을 껴안아 진실과 진심을 엮어내는 지혜와 상생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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